“이 정도 반응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투자 열풍이 정말 대단하네요.”
6천억 원 규모로 출시된 국민참여성장펀드가 판매 첫날 사실상 완판되면서 금융업계에서도 뜻밖의 흥행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세금 감면 혜택과 정부의 손실 보전 제도에 더해 최근 주식시장의 상승세까지 겹치면서 가입 수요가 한꺼번에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5월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5개 은행에 배정된 2천200억 원 규모의 판매 물량이 판매 시작 당일 모두 소진되었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이 650억 원으로 가장 많은 물량을 배정받았고, 신한·하나·우리은행이 각각 450억 원, 농협은행이 200억 원을 배정받았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 온라인 판매 물량이 개시 30분 만에 전량 마감되는 기록을 세웠다. 나머지 은행들도 온라인과 오프라인 물량을 합쳐 오후 1시경 모두 소진했다.
금융당국의 지침에 따라 전체 판매액의 20% 이상을 서민 전용으로 배정했는데, 국민은행의 서민형 판매 비중이 54.2%로 5개 은행 중 가장 높았다. 서민 기준은 근로소득 5천만 원 이하이며, 근로소득 외 종합소득이 있는 경우 종합소득 3천800만 원 이하로 서민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요건과 같다.
한 은행 직원은 “펀드 가입이 오전 9시부터 시작되어 업무 중 앱을 열어봤더니 이미 ‘한도 소진’ 메시지가 떠서 가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모바일 뱅킹을 통한 가입 수요뿐 아니라 은행 창구에도 젊은 직장인부터 고령층까지 펀드 가입을 위해 방문하는 발길이 줄을 이었다.
강남구 한 지점 관계자는 “출시 소식이 알려진 뒤 며칠 전부터 전화로 가입 절차와 주요 혜택에 대한 문의가 쏟아졌다”며 “오전에 비대면 한도가 마감되자 점심시간에 직장인들의 방문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성동구 한 지점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뉴스를 보고 며칠 전부터 문의를 해오셨다”며 “가입을 원하는 고객들의 방문이 계속됐다”고 말했다.
여의도 한 지점 관계자는 “영업 시작 시간부터 가입 희망 고객이 다수 방문했으나, 대면 가입이 비대면보다 시간이 오래 걸려 상담 후 비대면으로 가입하겠다며 돌아가는 고객도 상당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애초 국민참여성장펀드는 ‘5년 만기’로 자금이 묶이는 구조여서 가입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세금 혜택과 정부 재정의 20% 손실 보전 등 여러 유인책에 힘입어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을 기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코스피 지수가 8천 포인트에 육박하는 주식시장의 뜨거운 분위기가 반도체와 인공지능 등 ‘첨단산업’에 투자하는 정부 정책 펀드 가입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전용 계좌로 가입해 3년 이상 유지하면 다음 해부터 소득공제와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 투자금 3천만 원까지: 40% 공제
- 3천만~5천만 원: 20% 공제
- 5천만~7천만 원: 10% 공제
- 배당소득: 투자일로부터 5년 시 9% 분리과세 적용
은행권 관계자는 “5년간 환매 불가라는 조건 때문에 판매가 활발할지 의구심도 있었는데, 국가 첨단 전략산업 성장에 대한 기대와 소득공제 혜택, 정부 재정의 일부 손실 우선 부담 등이 투자자들에게 큰 매력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