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270조 원 중소기업 대출 부담…경기 침체시 자산 건전성 비상등 점등

 

▎ 중소기업 전문 국책은행 IBK기업은행의 대출 규모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올해 상반기를 기준으로 이 은행이 중소기업에 빌려준 돈의 합계는 약 270조 원에 이르렀습니다. 이는 한국 전체 중소기업 대출 시장에서 24.6%를 차지하는 수치로, 역대 가장 높은 비중입니다. 또한 은행 전체 대출 가운데 중소기업 대상 대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83.4%에 달해 역시 최고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중소기업 정책금융을 전담하는 기관으로서 IBK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경기가 나빠질 경우 특정 분야 대출이 몰리는 현상이 부실 채권과 국가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양면성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 대출 구성 살펴보기
올해 6월 말 기준 IBK기업은행의 원화 기준 대출 총액은 323조 6000억 원입니다. 이 가운데 중소기업 대상 대출이 270조 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가계에 빌려준 돈은 43조 2000억 원(약 13.4%), 대기업이나 공공 부문에 빌려준 돈은 10조 3330억 원(약 3.2%) 수준에 그쳤습니다.

 

매년 6월 말을 기준으로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보면, 2021년 80.1%에서 시작해 2022년 80.7%, 2023년 81.3%, 2024년 82.0%, 2025년 82.9%, 그리고 올해에는 83.4%까지 꾸준히 상승해 왔습니다. 6년 사이 약 3.3%포인트가 증가한 셈입니다.

 

● 이런 자산 구조는 법적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현재 중소기업은행법 시행령에 따르면, 이 은행은 예금과 중소기업금융채권 등으로 조달한 자금에서 지급준비금을 뺀 금액의 30%를 초과하여 비중소기업 대상 대출을 할 수 없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비록 ‘중소기업 대출 70%’라는 정확한 문구가 적혀 있지는 않지만, 중소기업 금융 중심의 자산 운용을 해야 한다는 법적 근거가 분명히 마련되어 있는 것입니다.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80%대까지 올라선 결정적인 계기는 코로나19 사태였습니다. 당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보증서 대출과 긴급 정책자금 공급 창구 역할을 맡으면서 관련 대출 규모가 크게 늘었습니다. 코로나19时期的 대출이 점차 상환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정부가 생산적 금융과 포용 금융을 강조하면서 중소기업 대출은 다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 우려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금융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일반 시중은행들이 상대적으로 위험 부담이 큰 중소기업 대출 확대에 소극적인 사이 IBK기업은행이 그 증가분을 상당 부분 떠안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책은행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결과이지만, 특정 차주군에 위험이 집중되면 경제 위기 상황에서 부실 여신이 한꺼번에 늘어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평소에는 정책금융의 성과로 평가받지만, 경기 하강기에는 집중 위험 요소로 변질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으로 국내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1.00%를 기록해 2015년 5월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31%에 그쳐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이는 중소기업 대출이 주택담보대출보다 경기 변동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던 시기에 IBK기업은행을 이끌었던 전임行长도 2010년에 중소기업 대출 편중의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습니다. 당시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개인대출보다 약 4배 높았다는 점을 근거로, 경기 침체 시 자산 건전성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으므로 중소기업 대출 비중을 70%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수익성과 건전성 지표에 이미 부담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순이익은 1조 4429억 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4.4% 감소했습니다. 원화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 환산 손실과 대손충당금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6월 말 기준 총 연체율도 0.94%로去年 말 대비 0.05%포인트 상승했습니다. 당장 위기를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대출 확대와 경기 부진이 동시에 진행될 경우 손실 흡수 능력이 더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 돈을 빌려 쓴 중소기업들의 상황도 만만치 않습니다. IBK기업은행이 매출액 5억 원을 초과하는 중소기업 45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25.7%가 내년 경영 상황이 올해보다 부진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올해 부진할 것으로 본 응답 14.8%보다 무려 10.9%포인트 높은 수치입니다.  경영 상황이 좋지 않았다고 답변한 비율도 33.0%로, 호전됐다는 응답 18.0%를 크게 앞질렀습니다.

 

● 필요한 자금의 성격도 사업 확장이 아닌 ‘버티기’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올해 자금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6.6%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자금이 더 필요하다고 답변한 기업의 77.8%는 구매 대금 지급을 그 이유로 꼽았습니다. 인건비 지급이 46.0%, 기존 대출 원리금 상환이 33.3%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설비 투자처럼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자금보다 영업 활동과 기존 빚 상환에 필요한 자금을 찾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자금이 돌아가는 속도 또한 느려졌습니다. 외부 자금 조달이 원활했다는 응답은 17.5%로 전년도보다 5.3%포인트 감소했습니다. 판 매 대금을 회수하는 기간은 길어지고, 원재료 등 구매 대금 지급 기한은 짧아지면서 매출이 현금으로 들어오기 전에 비용부터 지급해야 하는 시차가 벌어졌습니다. 이로 인해 운영 자금을 마련하는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 IBK기업은행의 입장
IBK기업은행은 자산 건전성 관리에 더욱 신경 쓰면서도 중소기업 대출 공급을 줄이기 어려운 입장입니다. 은행의 한 고위 관계자는 “경기 부진으로 은행권 전체의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중소기업 지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생산적·포용 금융 공급을 지속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시장의 시각]
금융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중소기업 지원을 확대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지나치게 높아진 대출 비중을 적절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금융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당장은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 시급하지만,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경제 위기 상황에 대한 대비도 간과할 수 없다”며 “IBK기업은행의 부실이 늘어나면 결국 정부와 시민 전체의 부담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