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도입으로 노동시간은 단축되었지만, 국가 생산성 향상과는 무관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이 직장에서 빠르게 보급되면서 근로자 개개인의 업무 효율은 올라가고 있지만, 정작 국가 전체의 경제 생산성 향상으로는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만약 인공지능 덕분에 절약한 시간을 모두 가치 있는 업무에 다시 투입했더라면, 최근 2년 6개월간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약 1%포인트 더 증가했을 것으로 분석됐다.

⚙️ 인공지능으로 주당 1.5시간 절약했지만, 생산성 향상은 없어

한국은행 고용연구팀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챗지피티가 출시된 2022년 4분기부터 2025년 2분기까지 인공지능을 통해 줄어든 시간이 그대로 생산성 증가로 이어졌다면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3.9%에서 4.9%로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기준 국내 직장인의 절반 이상인 51.8%가 생성형 인공지능을 업무에 사용 중이며, 이는 과거 인터넷 보급 속도보다 약 8배나 빠른 확산세다.

실제로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직장인들은 평균 업무 시간을 3.8% 단축했고, 주 40시간 근무 기준으로 환산하면 매주 약 1.5시간의 여유 시간이 생긴 셈이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실제 경제 지표에서는 생산성 개선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조사 결과, 개별 근로자의 업무 시간 감소와 실제 업무 처리량 증가 사이의 상관관계는 0으로 확인됐다. 인공지능으로 일은 빨리 끝냈지만, 남은 시간만큼 추가 업무를 하거나 성과를 내지는 못하는 ‘생산성 단절’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 왜 생산성으로 이어지지 않았을까?

연구팀은 다음과 같은 원인을 제시했다.

  • 인공지능 활용이 전체 업무가 아닌 일부 작업에만 한정됨
  • 기존의 딱딱한 업무 흐름이 그대로 유지됨
  • 의사결정 및 승인 절차 등 생산 과정 내 병목 현상 존재

예를 들어 데이터 분석은 인공지능 덕분에 빨라졌지만, 상사의 승인을 기다리는 시간은 여전해 전체 산출량은 늘지 않는 구조다.

💼 자영업자·전문직·청년층에서는 효과 나타나

흥미롭게도 일부 직군과 연령층에서는 인공지능 활용이 실제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자영업자, 전문직 종사자, 청년층(15~39세), 그리고 인공지능을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그룹에서는 시간 절감이 실제 업무량 증가로 연결됐다.

이는 성과가 소득과 직접 연결되거나 업무 자율성이 높은 환경일수록 인공지능을 통한 생산성 향상 동기가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 조직 구조 재설계와 보상 체계 개편 필요

한국은행 고용연구팀장은 “현재 상황은 새로운 기술 도입 초기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J-커브’ 또는 ‘솔로우 역설’ 과정으로 볼 수 있다”며 “기술 도입만으로는 생산성이 오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절약한 시간을 높은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에 쓰도록 하려면 경직된 업무 프로세스를 재설계하고, 근로자가 생산성을 높일 만한 유인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표준화된 업무는 인공지능 중심으로 과감히 전환하고, 사람은 판단력과 창의성이 필요한 ‘열린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열린 업무란 결과물 형태가 정해지지 않고 수행자의 판단과 창의성이 중요한 업무로, 신규 사업 기획, 전략 수립, 연구개발 등을 의미한다. 특히 사회에 진출하는 청년층에게는 이러한 열린 업무에 투입될 수 있도록 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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