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르게 4000명씩 잠드는데, 한국 고독사 보험 여전히 황무지

 

우리나라가 초고령 사회로 접어들면서 혼자 생을 마감하는 어르신들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민간 보험 상품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실정입니다.

우리보다 20년 먼저 고령 사회를 경험한 일본에서는 이미 보험회사들이 혼자 사망한 세입자로 인한 손실을 보상하는 보험을 만들어 활발히 운영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입니다.

📊 혼자 세상을 떠나는 이들, 매년 증가 추세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병이나 자살 등으로 홀로 임종을 맞는 분들은 2021년 3,378명에서 2024년 3,924명으로 늘어났습니다. 2024년 기준으로 보면 60대가 32.4%, 50대가 30.5%를 차지해 은퇴 전후 시기의 어르신들이 사회적으로 고립되기 쉬운 상황입니다.

최근 5년간 가족이나 지인이 처음 발견하는 비율은 줄어든 반면, 집주인이나 복지 서비스 담당자가 발견하는 경우는 50%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 사회적 비용 부담은 계속 증가

혼자 사망한 경우 부검, 장례, 유품 정리, 집 수리 등 사후 처리에 드는 비용은 건당 최소 1,000만 원 이상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이 비용은 연고가 없는 사망자를 위한 지방자치단체 예산, 즉 세금으로 충당되고 있습니다.

고독한 죽음이 늘어날수록 지자체의 재정 부담도 커지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이를 대비할 보험 상품이나 서비스는 사실상 전무합니다. 치매나 간병 같은 다른 고령화 위험에는 보험사가 예방 및 간병 연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 국내 혼자 사망 보험, 사실상 없는 수준

사후 처리 비용을 보장하는 이런 보험은 손해보험 영역입니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시중에 관련 위험을 보장하는 상품은 거의 없습니다.

2017년 DB손해보험이 혼자 사는 어르신 세입자가 사망했을 때 유품 정리 비용 등을 보장하는 ‘임대주택 관리비용 보험’을 만들고 독점 판매권까지 확보했지만, 현재 가입 실적이 없어 유명무실한 상태입니다.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는 공급자와 수요자 간의 불일치 때문입니다. 위험이 큰 취약계층 어르신들은 보험료를 낼 여력이 없고, 집주인들은 자기 집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집값이 떨어지거나 새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울까 봐 가입을 꺼립니다.

🇯🇵 일본은 이미 활발한 보험 운영 중

고령화가 진행되던 1970년대부터 ‘고독사’라는 용어를 사용한 일본 보험사들은 세입자의 혼자 사망으로 인한 집주인 손실을 보상하는 보험을 개발해 사회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일본 경제신문에 따르면 관련 보험 지급 실적은 2015년 4월부터 10개월간 약 440건에서 2024년 4월부터 1년간 약 2,200건으로 5배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최근 10년간 누적 지급 건수도 12,000여 건에 달합니다.

일본의 관련 보험은 계약자에 따라 ‘집주인형’과 ‘세입자형’으로 나뉘며, 비용은 연간 1만 엔(약 9만 5천 원) 수준입니다.

최근에는 일본 지자체와 건설업계, 보험사가 협력해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나고야시는 혼자 사는 어르신이 쉽게 빌릴 수 있는 민간 주택을 늘리기 위해 집주인이 가입하는 보험료를 지원하고 예방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스미토모생명그룹의 아이아루 소액단기보험사는 주택설비 판매업체 도어컴과 협력해 관련 보험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 전문가들의 제안

보험경영연구소는 “일본처럼 손해보험업계 주력 상품으로 떠오르는 사례를 참고해 새로운 위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보험업계 안팎에서는 이 문제를 지자체와 민간이 협력하는 ‘시민안심보험’ 모델로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지자체가 예산을 투입해 위험군을 위한 단체보험에 가입하고, 보험사는 어르신 안부 확인 등 예방 서비스를 제공해 사회적 고립을 막는 구조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치매 검사비나 간병인을 지원하는 치매보험처럼 예방 기능을 갖춰 사회적 고립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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