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파워와 손잡은 HD현대, 빌 게이츠 방한 앞둔 정기선의 소형모듈원전 사업 본격 추진

HD현대, 빌 게이츠 방한 앞두고 SMR 사업 속도

● 핵심 포인트
  – 소형모듈원전(SMR) 시장에서 HD현대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 게이츠 이사장 방문을 앞두고 한국 기업들과 협력 논의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 기자재 제작부터 추진선 개발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 빌 게이츠 이사장 방한 배경
테라파워 창업자인 빌 게이츠 이사장이 한국을 방문해 한성숙 국무총리와 면담할 예정이며, SK와 HD현대 등 국내 기업들과도 만나 SMR 관련 논의를 이어갑니다. 테라파워가 미국에서 상업 규모 나트륨 원자로 건설에 본격 착수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역할이 중요한 의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 투자에서 수주로 확대된 협력
정기선 회장과 테라파워의 인연은 2022년부터 시작됐습니다. HD한국조선해양이 테라파워에 3000만 달러(약 424억원)를 투자한 것이 계기였으며, 이후 게이츠 이사장과 여러 차례 만나 나트륨 원자로 상용화 방안을 논의해왔습니다.
투자에 이어 실제 사업 수주도 이루어졌습니다. HD현대중공업은 2024년 테라파워가 개발하는 나트륨 원자로의 원자로 용기 제작 사업을 수주했으며, 울산에 SMR 전용공장을 만들어 개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원자로 용기는 핵분열 반응이 일어나는 핵심 부품을 안전하게 담는 중요한 장치입니다.

● 주기기 분야까지 영역 확장
올해 들어 HD현대의 역할은 한 단계 커졌습니다. 지난 5월 테라파워와 ‘나트륨 원자로 공급 기본 합의서(FA)’를 체결해, 원자로의 핵심 장비인 원자로 인클로저 시스템(RES) 주요 설비 공급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 같은 달에는 테라파워, 현대건설과 ‘차세대 나트륨 원자로 사업 협력 3자 업무협약’도 맺어, 미국 등 해외 차세대 원전 프로젝트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습니다. HD현대의 제조 역량과 현대건설의 설계·조달·시공 능력을 결합한 전략입니다.

● 대형 구조물 기술력이 밑바탕
이 같은 행보의 배경에는 HD현대중공업이 쌓아온 정밀 제조 기술이 있습니다. 세계 최대 핵융합실험로(ITER)의 진공용기 9개 가운데 4개를 제작했고, 한국형 핵융합연구장치(KSTAR) 설계와 대형 초고진공용기 건조에도 참여했습니다. 핵융합과 SMR은 발전 원리는 다르지만, 극한 환경을 견디는 고도의 정밀 제조 기술이 필요하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 원자력 추진선 개발로 시야 확장
정 회장이 장기적으로 바라보는 시장은 선박 분야까지 이어집니다. HD현대는 SMR 기술을 적용한 1만 5천 TEU급 원자력 추진 컨테이너선 설계 모델을 공개하고, 미국선급협회(ABS)로부터 기본인증(AIP)을 받았습니다. 2030년까지 용융염원자로(MSR)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원자력 추진선을 개발해, 조선 경쟁력을 차세대 에너지 분야와 연결한다는 목표입니다.

● 주의할 점
현재까지 SMR 사업 성과를 재무적으로 평가하기는 이른 상황입니다. HD현대,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 사업보고서에 테라파워 관련 내용이 포함돼 있지만, 투자 규모나 원자로 용기 계약금액, 구체적인 매출 등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업계에서는 “원전 프로젝트는 상용화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므로, 첫 프로젝트 경험을 후속 수주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시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