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경력의 연기자가 새로운 무대로
1965년 방송사 공개 채용을 통해 연기 활동을 시작한 82세의 그는 수십 년간 다양한 작품에서 국가 지도자, 기업 최고 경영자, 원로 인사 등을 연기해온 베테랑이다. 현재는 한국프로파크골프협회 수장으로서 이 종목의 새로운 미래를 그려가고 있다.
협회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파크골프가 단순한 생활체육을 넘어 하나의 산업이자 스포츠 콘텐츠로 자리매김해야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프로 선수들이 꿈을 품고 도전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드는 것이 협회의 가장 중요한 임무라는 설명이다.
지구상 첫 프로 대회 개최의 자부심
오는 23일과 24일 강원 삼척에서 개최되는 대회는 세계 최초로 ‘프로’ 명칭을 내건 파크골프 경기다. 이번 대회를 시작으로 정규 투어 체계를 구축하고 프로 선수 육성 시스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그는 “프로 선수들이 생계를 유지하며 스타 플레이어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산업도 함께 발전할 수 있다”며 이번 대회가 한국 프로파크골프 시대를 여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가 최우선
협회 수장은 프로 제도의 온전한 정착을 위해 공정성과 신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첫 대회인 만큼 일부 시행착오는 있을 수 있지만, 경기 규칙과 운영의 투명성만큼은 절대 타협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예산 부담을 감수하고 대회 운영 인력을 대폭 늘렸다. 타수 조작 등 부정행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매 홀마다 총 18명의 경기 관리 인원을 배치하고, 같은 조 내에서 점수 기록 임무도 더욱 엄격하게 관리한다.
장비 표준화와 국제 기준 마련
현재 국내 파크골프 장비 규격이 일본 기준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일부 변형 장비 사용에 따른 공정성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협회는 프로 무대에서는 동일한 조건 아래 공인 장비를 사용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6개월 내에 한국인의 체형과 현대 스포츠 기준에 맞춘 자체 공인 클럽 및 공인구 기준을 마련하고, 장기적으로는 북미 시장 등과 연계한 국제 표준화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로 전용 경기장 조성 추진
프로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전용 경기장 조성도 시급한 과제로 꼽혔다. 현재 대부분의 파크골프장은 지방자치단체가 주민 복지 차원에서 조성한 66타 기준의 생활체육 시설에 머물러 있다.
협회는 관중 동선과 중계 시설까지 고려한 72타 규모의 프로 전용 코스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2~3년 내에 민간 자본이 참여한 전용 구장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경기 포천과 경남 김해 등 일부 지역에서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이다.
필드 골프의 파3 골프장을 활용하는 방안도 현실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경북 영천의 한 골프장이 파3 코스를 파크골프장으로 전환해 이용객 유치에 성과를 내고 있으며, 기존 골프 시설을 활용하면 대규모 코스를 비교적 빠르게 확보할 수 있어 다른 지역에서도 참고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배우 인생과 협회 경영, 본질은 같다
인터뷰 내내 ‘창조’라는 단어를 반복 강조한 그는 평생을 바친 연기 인생과 협회 경영이 본질적으로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배우란 늘 이면에 다른 색깔을 준비하며 대중과 깊은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는 직업”이라며 “스포츠 산업화 역시 본질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만들고 다양한 이해관계 속에서 타협과 중용의 가치를 지키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창조의 과정”이라고 했다.
복지와 상생의 가치도 함께
사회복지 분야 후원 활동을 16년간 이어오며 79세에 사회복지학 학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프로화를 통한 산업적 성장 속에서도 복지와 상생의 가치를 놓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시장이 안정되면 장애인과 취약 계층을 위한 특화 대회와 사회 공헌 프로그램도 확대해 나가고 싶다”며 “파크골프는 소외 계층을 포용하는 것은 물론 세대와 계층을 아우르는 스포츠로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 파크골프가 가진 따뜻한 본질을 지켜내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2018년 협회 수장으로 취임한 이후 8년간 일관되게 파크골프의 ‘엘리트 스포츠화’와 ‘시장경제 기반 산업화’를 추진해온 그는, 단순히 저렴하게 즐기는 생활체육 수준에 머문다면 인구 유입의 한계가 명확하다는 판단 아래 프로화를 추진해왔다.
현재 국내 파크골프 인구는 비공식 추산 100만 명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하지만 급증하는 수요에 비해 시설과 제도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게 협회의 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