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혈액 검사만으로 치매 진행 상태를 파악하고, 신약 치료의 최적 시기를 찾아낼 수 있다는 연구 성과가 발표되었습니다.
국내 의료진과 미국 연구소가 협력하여 혈액 속 특정 단백질 수치를 분석한 결과, 뇌에 쌓이는 비정상 단백질의 축적 정도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음을 밝혀냈습니다.
알츠하이머병은 뇌에 아밀로이드와 타우라는 단백질이 수십 년에 걸쳐 쌓이면서 뇌세포가 손상되고 사멸하는 질환입니다. 기억력과 인지 기능이 서서히 떨어지며, 치매의 가장 흔한 형태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들어 뇌에 축적된 아밀로이드를 직접 제거하여 병의 진행을 늦추는 신약들이 개발되면서 치료 방식에 큰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신약도 연간 수천만 원의 비용이 들며, 병이 많이 진행된 후에는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연구진은 뇌에 아밀로이드는 쌓여 있지만 타우 병리는 아직 초기나 중간 단계인 시기를 ‘치료 황금기’로 정의하고, 혈액 검사로 이 시기를 예측할 수 있는지 조사했습니다.
총 23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과 혈액 검사를 동시에 진행한 결과, 혈액 속 인산화 타우217 수치가 뇌 속 단백질 축적 단계를 매우 높은 정확도로 예측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정상 인지 기능을 가진 사람부터 경도인지장애, 치매 환자까지 다양한 상태의 참가자가 포함된 이번 연구에서, 초기 아밀로이드 축적과 중등도 이상의 타우 축적을 판별하는 능력 지표가 각각 0.96과 0.92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1에 가까울수록 성능이 우수하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고비용의 PET 검사 없이도 혈액 검사만으로 환자의 뇌 상태를 정밀하게 진단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연구진은 또한 신약 치료 효과가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인산화 타우217의 범위를 제시했습니다. 혈액 내 수치가 약 1.895~5.077pg/mL 사이일 경우, 뇌에 아밀로이드는 쌓였지만 타우 병리는 아직 초기·중간 단계로 볼 수 있어 신약 투여 시 최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진은 “혈액 검사로 알츠하이머병의 뇌 속 병리 단계를 PET 수준의 정밀도로 파악하고, 치료를 시작할 최적 시기를 판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며, “혈액 검사를 1차 선별 도구로 활용하고 치료 황금기 범위에 해당하는 환자만 PET으로 확인하는 전략을 세우면 진료 효율을 높이고 환자 부담은 낮출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알츠하이머병 분야의 국제 학술지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