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감면 제도의 허점, 어떻게 악용되나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한 말이 화제가 됐습니다. “주차장이 무슨 대를 이을 사업이냐”는 발언이었습니다. 가족 사업을 물려받을 때 세금을 깎아주는 제도가 엉뚱하게 쓰이고 있다는 지적이었죠.
법률 어디에도 없는 ‘주차장 혜택’
문제의 핵심은 이렇습니다. 주차장 사업은 법에 명확히 적혀있지 않은데도 최대 600억원까지 세금 감면을 받아왔다는 겁니다. 세무 당국이 ‘물류 산업’이라는 범주를 넓게 해석해서 주차장도 포함시킨 거죠.
2020년 이후 수도권 자가 사설 주차장 1,321개 중 58%인 761개가 새로 문을 열었습니다. 세금 혜택을 노린 급증 현상이었던 셈입니다.
제도는 어떻게 변해왔나
가업 승계 세금 감면 제도는 1997년 처음 시작됐습니다. 당시에는 공제액이 겨우 1억원이었죠. 하지만 30년 가까이 지나면서 계속 늘어났습니다.
• 2008년 → 30억원으로 확대
• 2009년 → 60억~100억원
• 2012년 → 100억~300억원
• 2014년 → 200억~500억원
• 2023년 → 300억~600억원
공제 비율도 처음 20%에서 지금은 100%까지 올랐고, 사후 관리 기간은 10년에서 5년으로 줄었습니다.
베이커리 카페도 편법 통로로 활용
주차장만 문제가 아닙니다. 수도권 대형 베이커리 카페도 비슷한 방식으로 제도를 우회했습니다. 빵집으로 등록만 하면 커피를 팔아도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었거든요.
면적 100평 이상 대형 베이커리 카페는 지난해 기준 137개로, 최근 10년 사이 약 5배 늘었습니다. 실태조사 결과 25개 업체 중 44%에서 제도 남용 소지가 발견되기도 했죠.
전문가들의 상반된 의견
한 세무학 교수는 “세금 감면 규모가 큰 만큼 핵심 사항을 법률에 명확히 정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준이 달라지는 걸 막아야 한다는 거죠.
반면 다른 전문가는 우려를 표합니다. “업종을 법률로 못 박으면 산업 변화를 제때 반영하기 어렵다”며, 악용 사례만 골라서 제한하는 방식이 낫다고 말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정부는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업종과 공제 한도를 법률로 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진짜 가업 승계가 아니라 세금 회피 통로로 쓰이는 걸 막겠다는 의도입니다.
한도는 계속 올리면서 조건은 동시에 풀어주는 식으로 운영되다 보니, 제도 본래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일관된 기준 없이 정권마다 임의로 바꿔온 결과라는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