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40도 폭염 예고…일본 올해 첫 ‘혹서일’ 공식 발표, 노동 현장과 산업 전반 동요 발생


일본에서 기상 관측 사상 처음으로 최고기온 40도 이상의 ‘혹서일(극심한 더위를 뜻하는 날)‘이 공식 예고돼 전 사회적으로 큰파장을 넓히고 있습니다.

사이타마현 구마가야시의 최고기온이 40도로 예상되면서 열사병 경계경보가 발령됐고, 수요일에는 도호쿠(일본 북동부)부터 오키나와까지 42개 도부현(도도와 현, 일본의 행정구역 단위)의 44개 지역에 동급 경보가 내려졌습니다.

이날 예보된 주요 도시 최고기온은 구마가야 40도, 나고야 39도, 사이타마와 마에바시 38도, 도쿄와 오사카 36도 등입니다.

참고로 일본 기상청은 기온에 따라 다음과 같이 일자를 구분해 왔습니다.

25도 이상 → 여름날

30도 이상 → 한여름날(본격적인 더위의 날)

35도 이상 → 폭염일

올해 4월, 기후변화로 인한 극단적 폭염에 대응하기 위해 최고기온 40도 이상을 뜻하는 ‘혹서일‘이 새로운 예보 용어로 도입됐습니다.

폭염은 일본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 중입니다. 전날 일본 전역 914개 기상관측지점 가운데 252곳에서 최고기온이 35도를 넘겼고, 674곳은 30도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도쿄도 올여름 처음으로 폭염일을 기록하는 등 주요 도시가 잇따라 ‘불볕’ 속에 잠겼습니다.

인명 피해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도쿄소방청에 따르면 전날 도쿄에서만 142명이 열사병 의심 증세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이 가운데 6명은 중증 환자로 분류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기상청은 태평양고기압(일본 남쪽 바다 위에 자리 잡은 거대한 고압 영역)의 영향으로 7~9월에도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산업 현장도 직격탄

미국 해양대기청(NOAA) 자료를 분석한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최근 도쿄의 7~8월 기온과 습도가 태국 방콕이나 싱가포르와 비슷한 수준까지 치솟았습니다.

영국의학저널 랜싯이 주도한 국제 연구에서는 지난해 일본 근로자가 폭염으로 1인당 평균 43시간의 노동시간을 잃은 것으로 추산됐고, 일본 전체 노동손실은 연간 약 28억 9000만 시간으로 2010년대 평균의 두 배를 넘어섰습니다.

이에 일본 건설업계는 작업시간을 재조정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형 건설사 고노이케구미는 7~9월 일부 현장에서 연속 휴무를 실시하고, 기온이 낮은 10월 이후 토요일 근무를 늘려 연간 노동시간은 유지하면서 한여름 작업 부담을 줄이는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폭염 대응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생활용품업체 카오는 냉각 효과를 기존보다 오래 유지하는 냉감 타월을 개발 중이며, 이미 500개 이상의 기업이 관련 제품을 도입했습니다. 작업복 업체 워크맨도 45도의 고온 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는 기능성 의류를 출시하는 등 관련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사업주에게 작업장 내 열사병 대응 체계 구축을 의무화했지만, 직장 내 열사병 사상자는 2년 연속 역대 최다를 기록해 정책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전문가들은 ‘냉감용품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근무시간 조정과 계절별 노동시간 재배치 등 폭염 노출 자체를 줄이는 근무 방식 전환이 시급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