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 밀가루 가격 담합, 공정거래위원회 사상 최대 과징금 부과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제분업체 7곳에 역대 최고 수준인 671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이들 업체는 약 6년간 밀가루 가격을 담합해 라면, 빵 등 서민 생활물가를 끌어올린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사조동아원, 대한제분, CJ제일제당, 삼양사, 대선제분, 한탑, 삼화제분 등 7개 제분업체는 2019년 11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밀가루 판매 가격과 공급 물량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번 과징금은 2010년 LPG 담합 사건 때 부과된 6689억 원을 넘어서는 최대 규모입니다. 공정위는 올해 1월 검찰에 관련 업체와 임직원 14명을 고발했습니다.

담합 방식과 피해 규모
• 6년간 총 55차례 모임을 갖고 24번에 걸쳐 가격과 물량 조정
• 농심, 팔도, 풀무원 등 주요 식품업체에 공급하는 밀가루가 대상
• 국제 밀 가격 상승 시 빠르게 인상, 하락 시 최소 폭으로만 인하
• 관련 매출액만 5조 6900억 원 규모

2023년 농심이 밀 가격 안정을 이유로 1kg당 80원 인하를 요구했지만, 제분사들은 서로 합의해 최소 20원만 내리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말에는 가격 인하 요구에도 환율 상승을 구실로 오히려 인상을 논의했습니다.

담합으로 인한 가격 상승과 이익
• 밀가루 판매 가격 업체별 최대 74% 상승
• 사조동아원 영업이익률: 2019년 0.5% → 2024년 13.3%
• 안정적 물량 확보로 수익성 대폭 개선

업체들은 담합 사실이 드러날 위험도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내부 회의 자료에는 “공정위에서 문제 삼을 수 있으니 시기와 폭을 조정하는 전략을 잘 짜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정부 보조금 받으면서도 담합 지속
특히 2022년 국제 원맥 가격이 급등했을 때,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지급한 보조금 471억 원을 받으면서도 담합을 계속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공정위는 2006년에도 밀가루 업체들이 담합으로 제재를 받았는데 또다시 담합한 점, 보조금을 받으면서도 담합을 이어간 점 등을 고려해 이번 사건을 ‘중대한 위반 행위’로 판단했습니다.

업체별 과징금 부과 현황
• 사조동아원: 1831억 원
• 대한제분: 1793억 원
• CJ제일제당: 1317억 원
• 삼양사: 948억 원
• 대선제분: 384억 원
• 한탑: 243억 원
• 삼화제분: 194억 원

이들 7개 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87.7%에 달합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공정위가 제재한 담합 사건 중 최대 규모입니다.

적발된 업체들은 앞으로 3개월 안에 밀가루 가격을 다시 산정해 공정위에 보고해야 합니다. 일부 업체가 자발적으로 약 5% 인하했지만, 공정위는 모든 거래처와 품목에 적용된 것이 아니라며 ‘독자적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렸습니다.

적발된 업체들의 사과
CJ제일제당은 “국민께 심려를 끼쳐 깊이 사과드린다”며 “경쟁사와의 접촉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제분협회를 탈퇴했다”고 밝혔습니다.

  삼양사도 “영업 관행과 내부 관리 체계의 미흡함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의사결정 절차를 전면 재점검하고 준법 체계를 강화해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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