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투비디오’ 손정우의 아버지는 왜 아들을 신고했을까 “미 합중국 송환 처우, 가혹하다”

어린 아이들을 성적으로 착취한 영상물을 팔던 웹사이트 운영자가 또다시 법정에 섰던 날의 이야기입니다.

① 아버지는 왜 아들을 신고했을까

어린이를 성적으로 착취한 영상물을 사고팔던 웹사이트 ‘웹컴 투 비디오(약칭 W2V)’를 만든 사람은 손정우 씨입니다. 2020년 5월, 손정우 씨의 아버지는 아들의 범죄수익을 돈으로 만들었다는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직접 아들을 신고했습니다. 이 아버지는 아들이 미국으로 끌려가 다시 재판받는 일이 너무 가혹하다며 자신의 손으로 아들을 법에 넘긴 것입니다.

2022년 7월 5일, 손정우 씨는 범죄수익을 숨긴 혐의로 1심 재판에서 실형 판결을 받고 법정에서 바로 구속됐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조수연 판사는 손 씨에게 징역 2년과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같은 해 11월 항소심에서도 1심 판결이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② 미국 송환을 막으려는 아버지의 선택

손정우 씨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다크웹에서 W2V라는 사이트를 만들어 아동 성 착취물을 팔았던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확정받고, 복역 후 출소했습니다. 미국에서도 같은 혐의로 기소됐지만, 2020년 한국 법원이 미국으로의 범죄인 인도를 허락하지 않아 송환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이 미국으로 송환돼 또다시 재판받는 걸 막기 위해, 직접 범죄수익을 숨긴 혐의까지 더해 아들을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버지는 법원에 보낸 탄원서에서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식습관도 다르고, 언어와 문화도 다른, 성범죄자를 가혹하게 다루는 미국 교도소로 보내진다면 아들이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애초에 흉악한 아이가 아니기에 교도소 생활을 견디지 못할 것이다.”

 

③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손정우 씨가 만들었던 W2V는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큰 아동 성 착취물 거래 사이트였습니다. 전 세계 32개국에서 128만 명이 이 사이트를 이용했고, 올라온 영상 가운데 적발된 것만 25만 건이 넘습니다. 영상에 등장한 피해 아동 대부분은 15세 미만이었고, 가장 어린 피해자는 태어난 지 6개월 된 아기였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손 씨는 베트남 여성과 혼인신고를 하며 “부양가족이 있다”며 재판관에게 정벌을 낮춰달라고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혼인 무효 소송이 진행되며 형량을 줄이기 위해 형식적인 혼인을 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습니다.

 

④ 솜방망이 처벌 지적과 양형기준 신설

손정우 씨가 아동 성 착취물 판죄에 이어 돈 세탁 혐의에서도 낮은 형량을 받자 처벌이 너무 가볍다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자금세탁에 대한 별도의 처벌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같은 해 3월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자금세탁 범죄에 대한 새로운 양형기준을 만들었습니다.

양형위는 자금세탁 범죄를 크게 네 가지로 나눴습니다. 범죄수익을 숨기거나 가장하는 행위, 마약거래 수익을 숨기는 행위, 외국환 거래법 위반 행위, 재산 해외 도피 행위가 그것입니다.

범죄수익을 은닉하기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우거나 정교한 방법, 새로운 수법을 쓴 경우, 또 조직적 범행을 주도한 경우에는 형량을 최대 징역 10개월에서 4년까지 높일 수 있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