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청년 참여소득 제도를 검토하는 이유는, 인공지능이 사람의 일을 빠르게 대신하면서 특히 청년들이 일자리를 얻기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걱정이 커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경제 규모는 커져도 실제로 사람들의 소득과 일자리로 이어지지 않는 ‘유령 국내총생산’ 현상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고 본다. 다시 말해, 나라 전체 생산은 늘어도 그 열매가 노동자에게 충분히 돌아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청년 고용 상황을 보면 이런 흐름이 더 또렷하다. 지난해 별다른 구직 활동 없이 쉬고 있는 사람은 약 255만 5000명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뒤 가장 많았다. 그중에서도 20대와 30대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30대는 감염병 확산 시기보다도 고용 사정이 더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변화의 배경으로는 인공지능의 확산이 꼽힌다. 인공지능은 반복적이고 정해진 방식의 업무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어, 경력이 적은 청년들이 맡아온 일부터 먼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결국 경험을 쌓아야 할 시기에 일자리 입구 자체가 좁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지금의 복지 제도가 이런 청년들을 충분히 돕지 못한다는 점이다. 생활이 어려운 사람을 돕는 제도는 재산 기준이 까다로워 많은 청년이 대상에서 빠지기 쉽고, 자산 형성을 돕는 제도는 일정한 소득이 있는 사람에게만 열려 있다. 일을 하고 싶어도 구조적으로 취업이 막힌 청년은 제도 밖에 남기 쉬운 셈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누구에게나 똑같이 돈을 주는 방식보다, 사회에 도움이 되는 활동에 참여하면 소득을 지급하는 방식이 더 현실적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예를 들어 지역의 교통사고, 자살, 비만 같은 문제를 찾고, 청년들이 팀을 만들어 해결 계획을 세우고 직접 실행하면 그 활동에 맞춰 보상을 주는 식이다.
이 제도의 장점은 단순히 단기 일자리를 나눠 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청년이 사회문제 해결의 주체가 되도록 돕는 데 있다. 지역에도 도움이 되고, 청년에게는 소득과 경험이 함께 생길 수 있다. 정부는 앞으로 어떤 활동을 인정할지, 얼마를 어떤 방식으로 지급할지 등을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가장 큰 과제는 역시 재원 마련이다. 제도를 오래 유지하려면 안정적인 돈의 흐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청년들이 참여한 사업으로 교통사고가 실제로 줄었다면, 그만큼 줄어든 사회적 비용을 다시 참여소득 재원으로 돌리는 방법도 검토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 제도가 단순 현금 지급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고 보면서도, 보완할 점도 함께 짚는다. 활동이 어려운 사람을 위한 별도 지원책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참여’의 기준을 분명하게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형식적으로 이름만 올리는 참여가 아니라, 취업 준비, 돌봄, 지역 기여처럼 정책 목표와 실제로 연결되는 활동만 인정해야 제도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청년 참여소득은 인공지능 시대에 줄어드는 일자리 문제에 대응하면서, 청년의 시간과 역량을 사회문제 해결로 연결해 보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제도가 제대로 자리 잡으려면 누가, 어떤 활동을, 어떤 기준으로 보상받는지를 세밀하게 설계하고,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재원 대책까지 함께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