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긴장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미국 증시는 오히려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은 전쟁이 곧 진정될 수 있다는 기대와 미국 기업들의 실적 개선에 더 주목하며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그 결과 에스앤피500과 나스닥은 연이어 최고치를 새로 썼다.
시장 분위기를 끌어올린 직접적인 계기 가운데 하나는 미국과 이란을 둘러싼 협상 기대였다. 미국 정부에서 전쟁이 길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발언이 나오자 투자 심리가 빠르게 살아났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일시 휴전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시장은 마치 큰 고비가 이미 지나간 것처럼 움직였다. 다만 실제 협상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고, 언제든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은 남아 있다
이번 상승세는 단순히 전쟁 완화 기대만으로 설명되지는 않는다. 기업 실적 전망이 좋아진 점도 크다. 시장에서는 에스앤피500 소속 기업들의 올해 이익 증가 예상치를 더 높여 잡고 있다. 주가가 많이 오른 것처럼 보여도, 기업이 벌어들일 돈을 기준으로 보면 가격 부담이 예전보다 덜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좋은 실적이 주가를 떠받치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대형 금융회사들의 성적이 눈에 띄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거래가 활발해졌고, 이 과정에서 은행과 투자회사가 큰 수익을 냈다. 골드만삭스, 제이피모건, 씨티그룹,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 같은 대형 금융사는 시장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내놓았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가운데 하나인 블랙록도 이익이 크게 늘었다.
불안한 장세가 오히려 금융회사에는 돈이 되는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이런 흐름에 힘입어 월가의 주요 기관들도 미국 주식에 대한 평가를 조금씩 높이고 있다. 일부 기관은 미국 주식 비중을 늘려도 된다고 보며, 특히 인공지능 관련 기술주가 계속 실적을 이끌 수 있다고 판단한다. 증시가 강세를 이어가자 개인 투자자들이 몰리는 이른바 화제성 종목도 다시 크게 출렁이고 있다. 회사 이름을 바꾸거나 인공지능 사업을 하겠다고 밝힌 기업 주가가 하루 만에 급등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미국 중앙은행도 현재 경제가 완전히 흔들리는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물가는 전반적으로 완만하게 오르고 있고, 고용도 대체로 안정적이다. 소비도 크게 꺾이지 않았고, 일부 산업용 부동산과 데이터센터 관련 수요는 여전히 강한 편이다. 기업들은 정규직 채용에는 조심스럽지만, 필요한 인력은 계속 찾고 있다.
하지만 너무 이른 낙관론은 위험할 수 있다.
국제 유가는 아직 완전히 안정되지 않았고, 협상 과정도 언제든 꼬일 수 있다. 물가가 다시 오르면 기준금리 인하 기대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채권 금리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기업들의 투자 결정도 아직 조심스럽다. 중앙은행 역시 많은 기업이 상황을 지켜보며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지금의 미국 증시는 좋은 실적과 전쟁 완화 기대를 앞세워 빠르게 올라가고 있지만, 다른 경제 지표들까지 모두 회복된 것은 아니다. 주식시장만 먼저 달려가고, 유가·금리·채권·기업 투자 같은 요소들은 아직 불안이 남아 있는 모습이다. 그래서 앞으로 협상 결과나 물가 흐름이 기대와 다르게 나오면 시장 변동성이 다시 커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정리하면, 뉴욕 증시는 지금 기업 실적이라는 강한 힘을 바탕으로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이 이미 전쟁 종료 이후까지 미리 반영한 듯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서 경계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기대만으로 오른 장세가 계속 이어질지, 아니면 현실의 불확실성이 다시 발목을 잡을지를 당분간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