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410원대 돌파…주가 4.6% 폭락 속에서도 원화 강세 굳어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10원대까지 내려앉으며 폭락세를 기록했다. 같은 날 코스피가 4.6% 가까이 급락하는 이변 속에서도 원화 가치는 오히려 강세를 보였는데, 이는 이례적인 현상으로 주목받았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마감된 환율은 직전 거래일 대비 0.7원 하락한 1423.8원을 기록했다. 장중에는 1414.5원까지 밀리며 약 10개월 만의 저점을 새로 썼다.

원화 강세의 핵심 동력은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물량이었다. 환율이 지속적으로 내려가는 흐름 속에 반도체·자동차 등 주요 수출 기업들이 보유 외화를 시장에 내놓는 움직임이 커졌다. 여기에 최근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 상장 과정에서의 달러 유입까지 더해져 원화 상승 압력이 두텁게 쌓였다.

대외 환경도 원화에 우호적이었다. 중동 지역의 긴장이 잦아들며 국제유가가 안정 흐름을 보였고, 미국과 일본의 환율 공조 움직임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며 엔화가 강세를 나타냈다. 엔화 강세는 달러 약세로 이어졌고, 이는 차례로 원화 강세를 부추겼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자료에 따르면 6월 경상수지도 흑자를 이어갔다. 반도체 수출 호조를 중심으로 상품수지 흑자 폭이 한층 넓어졌다.

통상적으로 주가 폭락과 외국인 매도세는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이날은 기업들의 달러 매도 공급이 압도적이어서 주가 하락의 영향을 덮었다.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주식을 약 3조3천억원어치 순매도하면서 매도 사이드카까지 발동됐음에도 환율은 오히려 내렸다.

시장 눈길은 당분간 원화 강세 요인이 이어질 수 있는지에 쏠려 있다. 다만 단기간에 환율이 빠르게 내려온 만큼 새로운 달러 약세 촉매가 더해지지 않으면 추가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시각도 나온다.

관계자는 “최근 원화 강세를 부추기는 요인이 여러 겹으로 포진해 있어 환율이 급격히 내려가는 것도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며 “시장에 풀리는 실수요 달러를 얼마나 흡수하면서 더 내려갈지가 향후 변수의 핵심”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