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민심 폭주…온라인 게시판에 쌓인 44% 대출 완화 요구, 정부 정책 추이와 ‘동상이몽’ 양상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하는 부동산 정책 대토론회를 이틀 앞두고 앞서 진행된 부문별 토론회와 온라인 여론 모두 정부의 규제 기조와 정면으로 부딪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흘간 이어진 토론회에서 부처별로 총의를 모으지 못한 가운데, 온라인 게시판 여론은 오히려 더 뚜렷하게 규제 완화 쪽으로 쏠리고 있다.

21일 정부가 국민 의견 수렴을 위해 운영 중인 ‘부동산토론회.kr’ 게시판에는 이날 오후 11시 기준 총 3928건의 정책 제안이 접수됐다.

이달 18일 오후 5시 기준 1481건이었던 게시글 수는 사흘 만에 두 배 넘게 늘었다. 분야별로는 정부가 사흘간의 부처별 토론회에서 가장 방어적인 태도를 보였던 주택금융 관련 제안이 1736건(44.2%)으로 전체의 절반에 육박했다. 이어 주택공급 관련이 1239건(31.5%), 부동산세제 관련이 942건(23.9%) 순이었다.

주택금융 분야에서는 무주택자와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한 대출규제를 완화해달라는 요구가 가장 많았다.

최근 은행권이 생애최초주택구입대출 문턱을 강화한 데 따른 반발성 제안도 상당수 포함됐다. 청년·신혼부부에 대한 대출 규제 예외 적용, 재건축·재개발 조합원을 위한 이주비 대출 완화, 잔금대출·집단대출의 총량규제 예외 인정 등의 요구도 이어졌다.

주택공급 분야에서는 민간 주도의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요구가 가장 두드러졌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기준을 현실에 맞게 조정하고 인허가 등 행정절차를 단축해달라는 제안이 다수를 차지했다.

반면 부동산세제 분야는 다른 두 분야와 달리 찬반이 혼재된 양상을 보였다. 앞서 토론회에서 확인된 사회 구성원들의 입장차와 마찬가지로, 게시판에서도 보유세·양도세 강화와 완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문제는 게시판에 쌓인 여론 상당수가 정부가 견지해온 정책 기조와 충돌한다는 점이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관리 대상 가계대출 증가율을 1.5% 수준으로 설정하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금융회사를 매주 점검하는 비상관리 체계까지 가동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출완화 요구를 폭넓게 수용할 경우 가계부채 증가와 집값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비사업을 둘러싼 온도차도 뚜렷하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앞서 “재건축·재개발은 3~5년이 걸리고 기존 주택을 철거하면 오히려 공급이 줄어든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국토부 토론회에서 나온 업계 요구와 게시판의 주택공급 분야 최다 요구는 민간 주도 정비사업 활성화로, 정부 인식과 간극이 있다.

청년층 대출 규제를 둘러싼 시각차도 마찬가지다. 김 실장은 생애최초 주택담보대출비율(LTV) 70% 유지와 대출한도 6억 원 조정 가능성을 거론하면서도 “정부 내 반대 의견이 더 많다”고 했다.

하지만 게시판에서는 청년·생애최초 구입자에 대한 대출 완화 요구가 빗발쳤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속도감 있는 공급 대책과 더불어 현실에 부합하는 실수요자 지원 대책을 촘촘하게 마련하겠다”고 밝혀, 대토론회 이후 정부가 어디까지 실수요자 예외를 허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대출 총량은 유지하되 무주택 실수요자에 한해 예외를 인정하는 절충안이 유력한 시나리오로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