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 목동, 재건축이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7단지가 조합 설립 승인을 받으면서 전체 14개 단지 가운데 5곳이 조합 구성을 마쳤다.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올 하반기 약 30조 원 규모의 목동 시공권을 둘러싼 대형 건설사들의 경쟁도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 7단지, 올 안에 시공사까지 고른다
양천구청은 지난 8일 목동 7단지 재건축 조합 설립을 공식 인가했다. 추진위원회 구성을 승인받은 지 약 6개월 만의 일이다. 조합은 다음 달 서울시 통합심의에 신청서를 접수하고, 빠르면 연내에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 계획이다. 현재 2,550가구가 사는 7단지는 재건축을 통해 최고 49층, 총 4,341가구 규모로 새단장을 한다.
◇ 압여목성 가운데 속도전 가장 앞서
목동은 이른바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를 묶어 부르는 ‘압여목성’ 중에서도 사업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른 지역으로 꼽힌다. 그 이유로 무엇보다 소유권 관계가 단순하다는 점이 거론된다. 같은 연식 아파트 단지 단위로 진행되는 재건축은 단독주택, 다가구주택, 상가, 소규모 토지 지분이 뒤섞인 재개발 사업에 비해 소유 구조가 복잡하지 않다. 일부 단지에서 상가 제척 등을 둘러싼 협상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사업 속도를 좌우할 만큼의 지분 갈등은 전반적으로 적어 동의율 확보와 조합 설립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 2030년이 숨은 마지노선
2030년 안에 사업 시행 인가를 받아야 한다는 시간표도 주민 결집에 한몫하고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2030년 11월부터 새로운 고도 제한 기준을 적용할 예정이라, 이 경우 현재 설계 중인 최고 45~49층 건물은 30층대까지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각 단지에서는 될 수 있는 한 빨리 사업 시행 인가를 받아 불확실성을 미리 차단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조합 설립과 통합심의, 시공사 선정 절차를 최대한 앞당기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 구청, 이주 대책에 먼저 손을 댔다
양천구청도 힘을 보탰다. 구청은 최근 목동 재건축이 본격화될 경우 약 3만 가구에 육박하는 대규모 이주 수요가 쏟아질 것에 대비해, 이주 대책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정비사업에서 가장 큰 난관으로 꼽히는 이주 문제를 구청 입장에서 미리 풀어 보겠다는 뜻이다.
◇ 압구정·성수는 변수 여전
목동과 비교하면 압구정은 한강변 공공성 확보와 공공기여 부담 등을 두고 서울시·강남구·조합 사이의 조율이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성수는 아파트 재건축이 아닌 재개발 사업인 만큼, 상가와 소규모 지분 소유자의 분양 자격, 감정평가액, 이주 조건 등을 둘러싼 갈등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 실제로 성수2지구에서는 소규모 상가 소유자의 아파트 분양 문제를 두고 소송이 벌어졌고, 성수4지구 수주전에서도 소규모 지분의 담보 가치와 이주비 조건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 사실상 신도시 하나를 새로 짓는다
목동 14개 단지가 모두 재건축되면 기존 2만 6,629가구는 4만 7,438가구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난다. 총사업비는 30조 원을 웃돌아 압여목성 가운데 규모도 가장 크다. 여러 단지가 조합 설립과 시공사 선정 절차를 동시에 밟으면서, 개별 구역 중심으로 움직이는 압구정·성수와는 달리 사실상 신도시 하나를 새로 짓는 규모의 사업이 한꺼번에 진행되는 양상이다.
◇ 건설사, ‘골라 잡기’ 수주전 돌입
이런 상황을 배경으로 건설사들의 수주전도 달아올랐다. 7단지에는 삼성물산·현대건설·롯데건설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현대건설은 브랜드 라운지를 열고 수주 활동을 시작했다. 4단지는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8단지는 성수4지구에서 맞붙었던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의 재대결 가능성이 거론된다. 삼성물산은 13단지 입찰 참여를 검토 중이다. 건설사들은 14개 단지를 모두 쫓기보다 사업성과 경쟁 구도를 따져 승산이 높은 단지에 힘을 집중하는 선별 수주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