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한국으로 항로 변경, 종전 합의에도 해운업계 혼란 여전

 

미국과 이란의 전쟁 종료 양해각서 체결,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발표에도 불구하고 해상운송 업계는 여전히 선박 연료 부족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걸프만 지역에 묶여 있던 선박들이 정상 운항을 재개하고, 과거와 같은 안정적인 물류망이 회복되기까지 수개월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가격 정보 전문업체 아거스의 자료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인근 오만만 연안에 위치한 아랍에미리트 푸자이라 항구는 현재 선박용 초저유황연료유 공급 부족 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푸자이라는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규모가 큰 선박 연료 공급 항구였으나, 전쟁으로 인해 원료 수입이 중단되고 쿠웨이트 알주르 정유시설로부터의 공급도 끊기면서 어려움에 처했습니다.

아거스는 “푸자이라의 주요 선박 연료 공급업체 대부분이 시장에서 물러났다”고 밝혔습니다.

이달 3일 푸자이라의 선박 연료 가격은 톤당 1,495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이는 세계 최대 연료 공급 항구인 싱가포르보다 톤당 714달러나 높은 수준입니다.

미국과 이란의 합의 이후 가격이 다소 안정되었지만, 싱가포르의 선박 연료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여전히 40% 이상 상승한 상태입니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선박들은 연료를 확보하기 위해 2주 이상 대기하거나, 원래 계획과 다른 항구로 우회 항해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스 화물선 회사 다이애나 쉬핑의 최고경영자 세미라미스 팔리우는 최근 몇 주간 연료를 구하기 위해 일본에서 한국으로 선박 경로를 최소 두 차례 변경했다고 말했습니다.

“항상 필요한 만큼의 연료를 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원래 가려던 항구에서 연료를 확보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습니다”라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드라이델 쉬핑의 최고경영자 코스타스 델라포르타스 역시 선박들이 싱가포르나 푸자이라 같은 주요 항구에서 연료 공급을 받기 위해 10~12일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전쟁 이전에는 보통 2~3일이면 연료 보급이 완료되었습니다.

“충분한 연료를 확보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어서 항로를 변경해야 했습니다. 인도 동부에서 싱가포르로 방향을 바꾼 경우도 있었습니다”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또한 자사 선박의 엔진용 윤활유 확보도 문제가 되고 있으며, 일부 선박은 주문한 물량의 60%만 공급받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연료 확보 문제는 전쟁이 전체 물류망과 해상 운송 경로에 미친 광범위한 혼란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철광석, 곡물 등 원자재를 운송하는 화물선 회사들의 운영 비용이 증가하고 있으며, 전쟁으로 인해 유조선 운임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습니다.

동시에 연료비는 물론, 전 세계 선박에 교대 인력을 투입하기 위한 항공료 등 각종 운영 비용 부담도 함께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