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경제통상포럼, 호르무즈 쇼크와 한국의 에너지 생존전략…글로벌 자원 공급망서 신뢰 갖추어야

 

새로운 에너지 안보 전략의 필요성

최근 열린 ‘2026 제1차 기후경제통상포럼: 호르무즈 쇼크와 에너지 지정학, 한국의 생존 전략’에서 전문가들은 에너지 안보 전략을 근본적으로 재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단순히 석유와 가스를 비축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핵심 광물과 재생에너지 공급 체계를 포괄하는 다층적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는 것입니다.

 

친환경 전환의 역설적 상황

흥미로운 점은 선진국들이 탄소 감축과 에너지 전환을 추진할수록 청정 에너지 공급망의 주도권이 중국으로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서방 국가들이 에너지 전환을 확대할수록 태양광 패널, 배터리, 희토류 등의 공급망 의존도가 높아지는 비대칭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반면 중국은 석탄, 재생에너지, 제조업 기반 등 다양한 대체 수단을 보유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희토류 지배력의 실체

희토류 시장 지배력은 단순히 매장량이 많아서가 아니라 정제와 가공 단계까지 포함한 전체 공급망 장악력에서 나온다는 분석입니다.

일본의 사례를 보면, 영토 분쟁 이후 호주의 희토류 기업에 대규모 투자를 했지만 정작 어려움은 정제 단계에서 발생했습니다. 호주 내 정제 시설 구축이 쉽지 않아 결국 말레이시아에서 시설을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더 나아가 경쟁 공급망이 등장하면 가격을 낮춰 경쟁력을 무너뜨리는 전략까지 활용된다고 합니다. 결국 정부가 손실을 감수하며 몇 년간 산업을 지원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정교해진 통제 전략

중국의 희토류 관련 전략이 장기적이고 제도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2004년부터 시작된 전략은 최근 제3국을 통한 우회 수출까지 통제 대상에 포함시키는 등 고도화되었습니다.

전문가는 “반도체 제재에 사용됐던 역외 통제 방식을 희토류에도 적용한 것”이라며 “독자적인 수출 통제 체계를 구축하는 단계로 발전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완전 금지보다는 허가제를 활용하는 점이 주목됩니다. 완전 금지는 오히려 탈중국 공급망 재편을 가속화할 수 있지만, 허가제는 상황에 따라 조절하면서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사례를 보면 기업 전체가 아닌 특정 부문만 제한하는 등 자국 피해는 최소화하면서 상대국 타격은 극대화하는 정교한 방식이 나타났습니다.

전력화가 가져올 새로운 위험

에너지 전환이 기존 위험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다른 형태로 재배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었습니다.

재생에너지 전환은 화석 연료 수입 의존을 줄이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재생에너지 설비와 핵심 공급망을 특정 국가에 의존하게 되면 새로운 안보 취약성이 발생합니다.

화석 연료 체제는 공급이 멈추면 즉시 위기가 오는 ‘흐름 안보’에 가깝지만, 전기화 체제는 설비 구축과 유지·보수가 핵심인 ‘저장 안보’ 성격이 강합니다.

특히 ‘연료 전환’ 기능 약화가 우려됩니다. 현재는 가스 가격이 오르면 다른 연료로 대체할 수 있지만, 전력 중심 단일 체계로 갈수록 오히려 대체 탄력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관된 자원 개발 전략 필요

정부와 기업의 지속적인 자원 개발 필요성도 강조되었습니다. 한 기업 관계자는 “기업 생존의 핵심은 가장 저렴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느냐“라며 “에너지는 기업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희토류 공급망 관련해서도 우리나라는 부족 사태가 발생하면 비싸게라도 사오겠다는 접근만 반복하고 탐사·채굴·정제 단계 투자에는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생산국 입장에서는 위기 때만 나타나는 구매자로 인식되는 반면, 일본은 탐사부터 가공까지 장기간 투자하며 신뢰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는 과거 요소수 사태를 사례로 들며 “정부 간 약속을 실제로 이행하고 신뢰를 유지하는 것이 공급망 전략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위기가 완화되면 다시 과거 방식으로 돌아가려는 힘이 강하게 작동할 수 있으며, 기업에만 맡겨두면 결국 기존 구조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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