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넘긴 동네책방, 책 표지 전략으로 일본 서점가에 퍼진 잔잔한 울림

 

일본에서는 작은 서점들이 문을 닫는 일이 계속 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오사카의 세이와도서점은 다른 방식으로 손님을 끌어모으며 눈길을 받고 있다. 이 서점은 책을 산 사람에게 귀여운 북커버를 씌워 주는 아이디어를 내세웠고, 그 결과 매출이 예전보다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었다고 알려졌다.

처음에는 단순한 서비스처럼 보였지만, 반응은 예상보다 훨씬 컸다. 새 북커버가 나올 때마다 가게 앞에 줄이 생겼고, 소셜미디어에는 꼭 갖고 싶다, 전부 모으고 싶다는 글이 이어졌다. 가까운 지역은 물론이고 먼 곳에서 일부러 오는 손님도 생겼으며, 외국인 관광객들까지 기념품처럼 북커버를 찾기 시작했다.

특히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복고 느낌이 나는 디자인이었다. 크림소다, 즉석카메라 같은 물건에서 떠오르는 분위기를 북커버에 담아낸 것이다. 단순히 책을 싸는 종이가 아니라, 가지고 다니고 싶은 소품처럼 느껴지도록 만든 점이 큰 차별점이 됐다.

이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3대째 서점을 이어가고 있는 고니시 야스히로 씨다. 그는 출판 시장이 어려워진 뒤에는 책만 팔아서 동네 서점이 버티기 힘들다고 느꼈다고 한다. 손님이 다시 직접 매장을 찾게 할 방법을 고민하다가 북커버를 떠올렸고, 그 시도가 예상 밖의 성과로 이어졌다.

세이와도서점은 1970년에 그의 할아버지가 시작한 가게다. 한때는 점포를 세 곳까지 운영할 만큼 잘됐지만, 2000년대 후반 출판 경기가 나빠지면서 결국 한 곳만 남았다. 손님이 크게 줄어 어떤 날은 하루 매상이 예전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한다.

위기를 넘기기 위해 2017년부터 인스타그램도 운영했지만, 새 책을 소개해도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주문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매출 상승으로는 잘 이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사람이 직접 서점에 와야만 얻을 수 있는 이유가 필요했고, 그 해답이 북커버였다.

원래 일본 서점에는 책을 보호하거나 읽는 책 제목을 가리기 위해 얇은 종이로 책을 감싸 주는 문화가 있다. 고니시 씨는 대부분의 대형 서점이 실용적인 포장만 제공한다는 점에 주목했고, 여기에 감성과 재미를 더했다. 예를 들어 탄산음료 느낌의 북커버에 아이스크림 모양 책갈피를 꽂으면 크림소다처럼 보이도록 만드는 식이다. 이런 세심한 장치가 입소문을 타며 매장을 찾는 사람이 점점 늘었다.

이후 대유행 시기에는 매장 방문이 어려운 손님들의 요청이 많아졌고, 서점은 북커버를 홍보용 덤이 아니라 정식 상품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제작되는 북커버의 약 80퍼센트가 유료 판매분이라고 한다. 판매량이 늘자 제작 단가를 낮추기 쉬워졌고, 다시 수익이 좋아지는 흐름도 만들어졌다.

손님층도 훨씬 넓어졌다. 매장을 찾는 사람 가운데 약 30퍼센트는 북커버를 보고 상권 밖에서 찾아오는 손님이라고 한다. 오사카 여행 중 일부러 들르는 사람도 있고, 여행 가방을 끌고 오는 외국인 관광객도 늘었다. 결국 이 사례는 작은 서점이라도 시대 변화에 맞춰 유연하게 움직이면, 책 문화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충분히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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