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십사세 교황은 최근 글을 통해 전쟁은 어떤 이유로도 신의 뜻처럼 포장될 수 없으며, 평화는 무력보다 대화와 공존으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이라면 칼이나 폭탄을 앞세우는 쪽에 설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정 나라나 정치인을 바로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높아진 상황과 맞물려 트럼프 행정부를 향한 비판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실제로 미국 정부 안에서는 최근 군사 충돌을 설명하면서 종교적 표현을 자주 써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에서 신이 미국 편에 있다고 말했고, 국방부 장관도 이번 충돌을 신의 뜻이나 예수의 이름과 연결해 표현했다. 교황은 이런 흐름에 대해 분명한 거리 두기를 보인 셈이다.
교황은 또 군사 행동이 자유와 평화를 가져오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평화는 참고 기다리며 대화를 이어 가고, 서로 함께 살아갈 길을 넓혀 갈 때에만 가능하다고 힘주어 밝혔다.
같은 날 올린 다른 글에서는 동방의 그리스도교 성지에서 비인간적인 폭력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쟁이 신성함과는 거리가 먼 행위이며, 이익을 좇는 잔인함 속에서 사람의 목숨이 쉽게 희생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어린이와 가족처럼 가장 약한 이들의 생명보다 앞설 수 있는 가치는 없다고 강조했다. 어떤 명분을 내세우더라도 죄 없는 사람들의 피 흘림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미국 시카고 출신인 레오 십사세는 가톨릭 역사상 첫 미국인 교황이다. 즉위 뒤에도 트럼프 정부의 강경한 노선과 정치 구호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여 왔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 이후에도 계속해서 전쟁 반대 뜻을 밝혀 왔다. 최근에는 이란 문명이 사라질 수 있다는 식의 거친 발언에 대해서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