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쟁 시작…반도체 클러스터 ‘10년 앞당겨야’

인공지능 수요 급증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생산 설비 확장 일정을 매일 수정하고 있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용인 지역 반도체 단지 완성 시점을 당초 계획보다 약 10년 앞당겨 2034년에서 2035년 사이로 목표를 재설정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SK하이닉스는 2030년까지 월간 웨이퍼 생산량을 현재의 두 배 수준인 111만 장으로 늘릴 계획입니다. 삼성전자 역시 평택 공장 부지 활용과 용인 산업단지 조성을 시장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올해 3월 기준 삼성전자 용인 산업단지의 토지 보상률은 43%에 불과하며, 이미 평택과 용인 건설 현장에 전국의 대형 건설 장비와 인력이 집중되어 추가 자원 확보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업계에서는 전례 없는 규제 완화와 행정 지원 없이는 조기 완공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시장 조사 기관에 따르면 메모리 시장은 올해 약 1,500조 원 규모로 성장하지만, 2027년부터는 성장세가 둔화되고 신규 공장 가동으로 가격 조정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국내 투자 상품이 미국 증시까지 흔들다

지난달 출시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 16종의 자산 규모가 출시 당시 30억 달러에서 현재 90억 달러 이상으로 급증했습니다. 이 상품들은 코스피의 극단적 변동성을 유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뉴욕 증시 반도체 관련 주식 급락의 연쇄 고리로 작용했습니다.

23일 뉴욕 증시에서 마이크론이 13.18% 폭락하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7.87% 급락했는데, 월가에서는 한국의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가 하락장에서 목표 배율을 유지하기 위해 연계 주식과 선물을 대량 매도한 것이 미국 시장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습니다.

같은 날 코스피 지수는 9.99% 급락했고, 변동성 지수는 89.41까지 치솟았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12.31%, 12.47% 폭락하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금융감독원장은 하루 평균 매매 회전율이 122.5%에 달하는 극심한 투기적 거래에 대해 “증권사만 이익을 보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며 도입을 후회한다고 직접 밝혔습니다.

SK하이닉스 미국 증시 상장 추진

SK하이닉스가 기존 발행 주식의 최대 2.5% 수준인 1,779만 주를 미국 주식예탁증서로 발행합니다. 이는 종가 기준 약 46조 원 규모입니다. 나스닥 상장 예정일은 7월 10일이며,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주관사를 맡았습니다.

조달된 자금은 용인 반도체 단지 1기 공장과 청주 첨단 패키징 공장 등 시설 투자에 전액 사용될 계획입니다. 증권업계에서는 상장 이후 반도체 지수에 편입될 경우 기업 가치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습니다.

중앙처리장치 경쟁 본격화

인공지능 에이전트 시대가 도래하면서 수많은 작업 명령을 제어하는 중앙처리장치가 인공지능 병목 현상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 서버용 자체 중앙처리장치를 올 가을 출하한다고 밝혔고, 인텔 주가는 올해 들어 3배 넘게 상승하며 시장의 재평가를 받았습니다.

퀄컴과 반도체 설계 라이선스 기업도 자체 중앙처리장치 제품을 발표하는 등 주요 기술 기업들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데이터센터 운영비 중 전기요금이 30~40%를 차지하는 만큼, 에너지 효율이 높은 설계를 중심으로 경쟁력이 비용 경쟁력으로 직결된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전력과 용수 확보가 관건

용인 반도체 단지에는 대형 원자력발전소 10기에 해당하는 14.8GW의 전력과 하루 107만 세제곱미터의 용수가 필요합니다. 정부는 현재 약 12GW 공급 계획을 추진 중이지만 송전망 건설 반대로 공사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나머지 3GW 공급 방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호남 반도체 단지에 공장 4기를 조성한다면 6GW의 발전설비와 하루 43만 세제곱미터의 공업용수가 필요한데, 영산강 유역은 이미 물 수요의 73%를 섬진강에 의존하고 있어 2030년께 연간 약 2억 2천만 세제곱미터의 물 부족이 예상됩니다.

업계에서는 해상풍력 설비와 에너지 저장 장치, 송전망 구축에만 최대 200조 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기저 전력을 갖춘 원자력발전도 추가 건설이 필요하다고 밝혀 향후 계획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저평가 기업 명단 공개 예정

금융 당국이 10월 저평가 기업 명단을 공개하기로 한 가운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하위 20% 기준선이 주가순자산비율 0.31배이며 이에 해당하는 종목이 170곳으로 집계됐습니다. 상장사 10곳 중 7곳이 장부가치에도 못 미치는 평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7월부터는 시가총액 300억 원 또는 주가 1,000원 미달로 관리 종목에 지정된 기업이 기준 이상 상태를 45 거래일 이상 유지해야 탈출 요건을 충족하도록 강화되며, 내년 1월에는 시가총액 기준이 500억 원으로 한 차례 더 높아질 예정입니다.

저평가 해소를 위해서는 배당 확대, 자사주 취득 및 소각, 사업 재편 등을 통한 수익성 개선이 필요하지만 시장 신뢰 회복에는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개선 여력이 부족한 기업의 시장 퇴출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