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쇼크, 이번주 코스피 방향은

글로벌 반도체 고점 우려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며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주 8% 넘게 급락한 코스피 지수가 이번 주 SK하이닉스와 알파벳 실적,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여파에 따라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글로벌 반도체 도미노 폭락 제헌절로 국내 증시가 휴장한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인공지능 투자 회의론이 확산하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고점 대비 20% 넘게 하락해 약세장에 진입했다.

엔비디아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을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고 대형 기술주 전반으로 매도세가 번졌다. 중국 AI 스타트업 문샷AI가 미국 최고 수준 모델과 격차를 좁힌 신모델을 공개하면서 AI 투자 사이클에 대한 회의론이 커졌다. 메타(-2.8%), 알파벳(-2.2%) 등 AI 대형 기술주가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반면 애플은 0.4% 오르며 시총 4조9000억달러를 기록, 지난해 4월 이후 1년3개월 만에 글로벌 시총 1위를 탈환했다.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일제히 급락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4.03% 하락한 6만4141로 마감, 낙폭 기준 역대 5위를 기록했다. 낸드플래시 제조사인 키옥시아홀딩스가 미국 특허 소송 패소로 3000억원대 배상 명령을 받으면서 주가가 16% 넘게 폭락했다. 시가총액은 28조5168억엔으로 지난달 22일 고점 대비 절반 이하로 줄었다.

이에 따라 닛케이225 지수도 역대 5위 규모의 하락폭을 기록하며 급락세를 나타냈다. 대만 TSMC도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업황 경계감에 자취안지수가 6% 이상 밀리는 등 아시아 증시 전반에 반도체 고점론이 확산했다. 여기에 미국과 이란의 지정학적 충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재자극 우려까지 더해져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부추겼다. 국내 증시 역시 지난주 코스피가 8% 넘게 급락하며 6820선까지 후퇴한 상황이다.

중국발 메모리 공급 확대 우려와 데이터센터 투자 둔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대장주를 중심으로 외국인 매도세가 거세게 유입됐다.

◆ 글로벌 빅테크 실적 발표와 환율이 변수 이번 주 국내 증시의 향방은 본격화되는 2분기 실적 시즌 결과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가장 주목받는 이벤트는 오는 24일 예정된 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다.

시장의 눈높이를 충족하고 향후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할지가 반등의 핵심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KB금융, 신한지주, 현대모비스 등의 실적도 예정돼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급락 과정에서 실적 우려가 상당 부분 선반영됐다”며 “실적 발표를 전후로 나타나는 단기 수급 변동성은 비중 확대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IT하드웨어와 조선, 기계, 2차전지, 자동차 등 24개 업종이 실적 대비 저평가 영역에 진입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빅테크 기업의 행보도 중요하다. 한국시간 23일 새벽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실적이 발표된다.

시장은 실적 수치보다 향후 인공지능 분야에 대한 자본지출 투자 계획을 얼마나 유지하거나 확대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7월 말부터 집중된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 기업의 실적과 캐펙스(CAPEX) 가이던스가 중요하다”라며 “기존 주도업종의 주가 흐름이 다시 상승해야 지금의 약세를 벗어나 주가 반등의 트리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에서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75%로 올리면서 은행주 강세 가능성이 거론된다. 원·달러 환율은 SK하이닉스와 한화오션 등의 선물환 매도 영향으로 1480원 안팎까지 낮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규제 강화 논의도 변동성 완화 요인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