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조 사모투자회사가 대기업 지분 투자에서 서로 윈윈하는 투자금 회수 모델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에이치앤큐코리아는 최근 한 대형 그룹에 투자했던 자금을 모두 회수했다. 해당 그룹의 지주회사가 전환사채와 상환전환우선주에 대해 두 번째 콜옵션을 실행하면서 마무리됐다.
이번 옵션 행사로 약 1600억원을 추가로 돌려받았으며, 이전에 교환사채를 보통주로 바꾼 뒤 블록딜로 처분한 금액까지 합치면 약 30개월 만에 전체 투자금 회수를 완료했다.
투자 배경과 구조
해당 그룹 투자는 2023년에 시작됐다. 에이치앤큐는 지주회사의 전환사채 1330억원, 엘리베이터 계열사 주식으로 교환 가능한 교환사채 800억원, 지주회사의 상환전환우선주 약 970억원 등 총 31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했다.
당시 해당 그룹은 오너 일가가 외국계 주주와의 법적 분쟁으로 막대한 배상 부담을 지고 있었다.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지주회사에 상당한 현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에이치앤큐가 백기사로 나서 필요한 자금을 공급했다.
이 투자로 그룹 측은 경영권 불안을 낮췄고, 투자사는 전환사채·상환전환우선주·교환사채를 조합한 구조화 투자로 손실 위험을 최소화했다.
단계별 회수 과정
첫 번째 회수는 교환사채를 통해 이뤄졌다. 지난해 10월 교환사채 전체를 엘리베이터 계열사 보통주로 바꾼 뒤 시간외대량매매로 처분해 약 1500억~1600억원을 회수했다. 투자 원금 800억원 대비 약 2배의 수익을 거둔 셈이다.
나머지 투자자산은 그룹 측이 보유한 콜옵션을 통해 돌려받았다. 지주회사는 올해 4월 일부 상환전환우선주를 먼저 되사고, 지난달 남은 전환사채와 상환전환우선주 전량에 대해 두 번째 콜옵션을 실행했다.
상생형 투자 모델의 의미
이번 거래는 에이치앤큐가 선호하는 구조화 투자 방식의 전형적인 사례다. 경영권이 불안정한 시점에 재무투자자로 참여하되, 보통주 지분 확대보다는 전환사채·상환전환우선주·교환사채를 결합한 회수 구조를 선택했다.
대주주 측에는 콜옵션 행사 여지를 남기면서도, 투자사의 회수 가능성은 높인 점이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불안정했던 시기에 투자해 경영 안정에 필요한 시간을 제공하고, 약속된 구조에 따라 회수를 마무리했다”며 “오너 측과 재무투자자가 서로의 목적을 해치지 않고 거래를 완료했다는 점에서 상생 사례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