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안 떨어지는 이유, 외환보유고의 딜레마
최근 우리 나라와 일본의 외환 당국이 큰 고민에 빠져 있습니다. 수백억 달러를 투입해 시장을 안정시키려 해도 환율은 좀처럼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외환 시장 개입 현황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외환 당국은 올해 1분기에만 약 136억 달러를 시장에서 팔았습니다. 2024년 4분기부터 시작해 여섯 분기 연속 순매도를 이어간 셈입니다. 그동안 시장에 쏟아 부은 돈만 합치면 약 453억 달러에 이릅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많은 돈을 쏟아 부었는데도 원·달러 환율은 계속 오르기만 했다는 점입니다. 당국이 쓸 수 있는 카드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달러를 팔아 시안을 잡으려 해도, 외환 보유고를 함부로 녹일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4000억 달러” 라는 심리적 마지노선
시장에서는 외환 보유고가 4000억 달러 아래로 떨어지면 심리적으로 불안해 진다고 봅니다. 그런데 지난 5월 기준 한국의 외환 보유액은 약 4269억 달러입니다. 이 선을 깨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또한 수출 기업들이 환율이 높을 때 달러를 파는 네고 물량과 국민연금의 환 헤지 공급이 일정 부분 나오고 있지만, 흐름 자체는 크게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장기적 보유액 늘리기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처럼 환율 안정을 위해 쓰는 돈이 늘어지면서, 한국은행 안에서는 오히려 장기적으로 외환 보유고를 더 모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지금처럼 원화가 약세인 상황에서는 실현하기 어렵지만, 환율이 어느 정도 안정을 찾으면 보유액 확충 논의가 다시 활발해 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일본, 엔화 매수 개입도 효과는 제한적
일본의 상황도 비슷합니다. 엔화가 계속 약세를 보이면서 정부는 5월 초에만 5조 엔 이상을 투입해 엔화를 사들였습니다. 그러나 그 효과는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일본 재무상은 “필요할 때 언제든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히며, 미 재무장관과의 회담에서도 이 같은 입장이 확인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일본이 미국 국채를 팔아 환율 안정을 시도하는 것을 미국이 받아 들였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달러 환율은 162 엔 아래로 내려가지 못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엔화 약세의 진짜 원인은 일본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달러 강세에 있다는 시각이 큽니다. 그래서 아무리 개입해도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일본의 외환 보유액은 약 1조 3000억 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결국 두 나라 모두 “돈을 쏟아 부어도 환율이 안 떨어지는” 구조적 한계에 부딪 히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외환 보유고 자체를 더 두껍게 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힘을 얻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