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국내 로봇 부품 산업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대량 생산 체제가 갖춰지면 로봇 한 대 가격이 약 1억 원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부품 제조사들이 가격 경쟁력 확보의 핵심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 대량 생산 시대를 앞둔 휴머노이드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발표한 국내 로봇 산업 분석 자료에서 아틀라스의 부품 원가를 약 1억 1,400만 원 정도로 계산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초기 판매 가격은 약 1억 8,300만 원 수준에서 출발하지만, 생산량이 늘어나면 1억 700만 원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현재 휴머노이드 로봇의 가장 큰 걸림돌은 높은 가격입니다. 가격이 떨어지면 자동차, 물류, 전자, 조선 같은 제조 현장에서 로봇 도입이 빠르게 확산될 수 있습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2028년까지 연간 3만 대 생산 체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대차와 기아의 제조 인력 구조를 살펴보면, 전체 약 9만 명 중 순서 조립 공정이 약 10%, 최종 조립 공정이 약 40%를 차지합니다. 이 두 공정만 해도 약 4만 5,000명 규모로, 자동화 비율이 낮은 영역부터 휴머노이드 투입 수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 자동차 부품 기술, 로봇 관절로 진화
국내 부품 기업들의 역할이 점점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자동차의 조향 장치나 제동 부품을 만드는 기술은 로봇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액추에이터와 기술적으로 유사합니다. 모터, 감속기, 전자 제어 장치 등 핵심 기술 기반이 같기 때문입니다.
현대모비스와 HL만도 같은 기업은 자동차 부품을 대량으로 생산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휴머노이드의 ‘관절’ 역할을 하는 액추에이터 공급망으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로봇 액추에이터는 로봇이 팔과 다리를 정밀하게 움직이도록 하는 핵심 부품입니다.
국내 자동차 부품사들은 글로벌 완성차 공급망에서 검증된 품질 관리와 대량 생산 능력, 북미 등 해외 생산 기반을 갖추고 있습니다. 휴머노이드가 시제품 단계를 넘어 수만 대 규모로 양산되면, 부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이 가격 경쟁력을 결정하게 됩니다.
골드만삭스는 보스턴다이내믹스가 현대모비스를 휴머노이드 액추에이터 주요 공급사로 지정했다고 밝혔습니다. HL만도는 2022년부터 미국 사족보행 로봇용 액추에이터를 공급해왔으며, 2025년 관련 매출이 150억 원에 이른 것으로 추정됩니다.
◆ 2만 대 도입·7만 대 생산 전망
국내는 휴머노이드를 사용하는 시장이면서 동시에 제조하는 공급망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골드만삭스는 국내 휴머노이드 도입 대수가 2030년 약 2만 대, 2035년 16만 6,000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국내 기업과 공급망이 참여하는 글로벌 휴머노이드 생산 규모도 2030년 약 7만 4,000대, 2035년 41만 2,000대까지 확대될 수 있습니다.
하드웨어 제품 현황을 보면 국내는 바퀴형 휴머노이드 6개,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3개, 로봇손 8개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본은 각각 2개, 1개, 0개였습니다. 특히 로봇손 분야에서는 미국(6개)보다 많은 제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다만 중국은 바퀴형 24개, 이족보행 45개, 로봇손 27개로 압도적인 제품 수를 보유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로보티즈, 레인보우로보틱스, 리얼월드, 뉴로메카, 클로봇 등 로봇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로보티즈는 액추에이터와 로봇손, 행동 데이터 사업이 주목받고 있으며, 리얼월드는 로봇손 조작에 특화된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완제품 휴머노이드 경쟁뿐 아니라 액추에이터, 로봇손, 배터리, 카메라 및 센서 모듈, 행동 데이터 등 세부 공급망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휴머노이드 경쟁은 로봇 완제품 가격을 낮추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하드웨어 생태계 경쟁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국내 기업은 핵심 부품 시장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