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계약 해지 문턱 한층 높아지나…수분양자·시행업계 갈등 첨예화

비아파트 분양, 계약 해지 문턱 다시 높아지나

정부가 오피스텔 등 비아프트 분양에서 계약 해지를 인정하는 범위를 좁히려는 법 시행령 개정을 다시 예고했습니다. 그 결과 수분양자의 반발과 시행업계의 환영 입장이 정면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재입법예고 했으며, 이번 안의 핵심은 수분양자가 계약을 깰 수 있는 요건을 보다 또렷하게 규정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분양사업자가 시정명령이나 과태료 처분을 받은 경우, 그 자체만으로 수분양자가 계약 해지를 요구할 수 있도록 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작년 12월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이런 규정이 큰 논란으로 번졌습니다.

당시 사건은 대구 남구 한 오피스텔 분양 광고에서 ‘지구단위계획’ 관련 사항이 빠진 채 시정명령이 내려진 건으로, 대법원은 계약서에 시정명령이 해제 사유로 적혀 있다면 해제권이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시정명령의 무게보다 ‘계약서·법에서 적시한 요건 충족 여부’가 기준이라는 취지였습니다.

이 판결을 단순 기재 누락 같은 자잘한 위반도 해지 사유로 받아들여도 된다는 해석이 업계 전반으로 퍼지는 계기가 됐고, 정부는 이를 ‘과도하다’고 보고 제도 손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개정안은 광고 내용과 신고 내용이 서로 어긋나는 등 상당한 위반에 한해 해지를 허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이중분양 또는 광고 내용이 수리된 신고 내용과 다른 경우에만 해지할 수 있도록 요건을 좁혔습니다.

수분양자 쪽에서는 “소비자의 해지 권한을 후퇴시키는 법안”이라며 거센 반발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 청원인은 “소비자를 보호하는 최소한의 장치마저 걷어내려 한다”며 “사업자 책임은 줄고 소비자 권리만 약해지는 길”이라는 비판을 제기했습니다.

시행업계는 사정이 다르다고 말합니다. 사소한 오기만으로도 계약이 줄줄이 풀리면 사업 추진의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이유에서, 해지 사유를 명확히 못 박아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소한 행정 문제만으로도 계약이 대거 풀리면 사업 안정성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며 “해지 사유를 분명히 해 쓸데없는 분쟁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국토부 측도 이 법이 처음 만들어진 취지와 다르게 ‘기획소송’ 같은 수단으로 사용되는 사례가 늘었다며 손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관계자는 “원래 입법 취지는 수분양자 피해 방지였지만, 최근에는 계약 해지 도구로 남용되는 양상도 뚜렷하다”며 “취지 유지와 시장 안정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법조계에서는 요건이 명시되면 법 적용의 예측 가능성이 커진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엄정숙 변호사는 “사유를 정하면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시행령에 적시되지 않은 사유라고 해서 무조건 해지가 막히는 건 아니며, 사건에 따라 법원이 다르게 판단할 여지는 있다”고 짚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