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주도하는 인공지능 공급망 협력 조직인 ‘실리콘 평화(Pax Silica)’에 유럽연합과 독일, 네덜란드, 그리스가 새롭게 참여했습니다.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중국과의 첨단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경제 안보 블록을 빠르게 구축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워싱턴에서 개최된 정상회의에서 이들 국가의 가입이 공식 발표되었으며, 아르헨티나, 칠레, 코스타리카, 카자흐스탄, 파나마도 곧 합류할 예정입니다.
반도체, 핵심 광물, 에너지 등 인공지능 산업의 핵심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이 지난해 출범시킨 협력체입니다.
현재 한국, 일본, 호주, 인도, 영국, 이스라엘, 싱가포르, 카타르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신규 가입이 완료되면 총 24개국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미국 국무부 고위 관계자인 제이컵 헬버그는 기존의 주요 7개국이나 주요 20개국 같은 협의체로는 인공지능 경제를 제대로 뒷받침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이 조직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인공지능이 세계 경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지만, 인공지능 경제를 위해 특별히 설계된 국제 협의체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실리콘 평화는 혁신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헬버그는 유엔의 글로벌 디지털 협약이 강조하는 ‘디지털 주권’에 대한 미국식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각 국가가 디지털 주권을 강화하면 중복 투자와 비효율이 생기고 결국 모두가 평범한 수준에 머물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번 주에는 20개국 이상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간 협력을 통해 인공지능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에 서명할 예정입니다.
헬버그는 이 협력체가 중국의 국가 주도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했습니다. “일대일로는 투명성이 부족한 국영기관들이 주도했고 자본 배분의 효율성이 떨어져 결과적으로 부채 함정을 만들었다”고 비판했습니다.
미국은 이번 회의를 통해 카자흐스탄과 핵심 광물 공급망 확대를 위한 경제안보구역을 조성할 계획도 발표할 예정입니다. 헬버그는 “그동안 미국의 영향력이 제한적이었던 중앙아시아와 새로운 차원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