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회사의 파격 약속
중국의 대표 전기차 제조업체가 자동 운전 중 일어나는 모든 사고에 대해 회사가 비용을 전부 책임지겠다는 전례 없는 발표를 했다. 현재는 중국 내에서만 적용되는 방침이지만, 기술 개발이나 가격 할인을 넘어 자동 운전의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지던 사고 책임 문제를 생산 업체가 직접 떠맡겠다고 선언한 첫 사례다.
앞으로 세계 자동 운전 자동차 시장의 경쟁 방향이 기술력 자랑에서 소비자 믿음 확보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내에서는 당장 제조사가 책임지는 단계인 자율 주행 레벨 3을 실행하기엔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회장은 지난달 본사에서 열린 발표회에서 “고객이 안심하고 기술을 믿을 수 있도록 자동 주행 시스템이 켜진 상태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고의 금전적 손해를 회사가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또한 “전 세계에서 해마다 119만 명 이상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다”며 “교통사고 제로가 우리의 첫째 목표”라고 강조했다.
보장 범위의 대폭 확대
이번 정책의 핵심은 보장 영역을 크게 넓혔다는 점이다. 작년 7월 자동 주차 기능에만 제한적으로 적용했던 제조사 책임 보상을 이번에는 도심 전체 구간 운행으로 확장했다. 새 차량을 인도받은 날부터 1년간, 또는 기존 차량을 최신 버전으로 무선 업데이트한 모든 고객에게 적용된다.
운전자가 규정대로 도시 자동 주행 기능을 쓰는 중 과실 사고가 나면 차량 수리 비용과 제3자의 재산 및 신체 피해를 보험 가입 여부와 상관없이 회사가 전액 부담한다. 보장 금액 상한선은 없으며, 보험료 인상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최첨단 기술력 공개
회사는 중국 최초의 4나노미터 공정 기반 자동 운전 칩도 공개하며 기술력을 함께 강조했다. 칩 3개를 연결하면 초당 2100회 이상의 처리 속도를 낼 수 있으며, 연산당 전력 소비는 같은 등급 대비 20% 낮고 자체 알고리즘과 합쳐 연산 효율을 100%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이미 레벨 3·4 자동 운전을 지원하며 대량 생산 단계에 들어갔다.
경쟁 구도의 변화
업계에서는 이번 발표가 자동 운전 경쟁의 새로운 국면을 열었다고 평가한다. 지금까지 자동 운전 시장의 경쟁은 센서 장착 여부, 처리 속도, 도심 인식률 등 순수 기술 지표를 중심으로 한 싸움이었다. 하지만 이번 전액 책임 보장은 기술 신뢰성을 제조사가 돈으로 보증하는 새로운 경쟁 방식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자동 운전 경쟁의 핵심이 단순 기술력을 넘어 소비자 신뢰 확보 단계로 들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학 교수는 “시기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완성차 업체들의 보증·보험·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정책 경쟁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확산은 쉽지 않아
다만 이 책임 보장이 단기간 내 세계 표준으로 퍼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나라마다 자동 운전 관련 법적 책임 범위와 규제 체계가 다른 데다, 사고 데이터 축적도 충분하지 않아 동일한 무제한 보상 구조를 만들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회사 측도 해외 시장 적용 계획은 아직 없다는 입장이다.
국내 완성차 업계도 이런 흐름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은 레벨 2+ 또는 레벨 2++ 수준의 개발 단계에 더 집중하는 모습이다. 정부 역시 이제 막 2027년 자율차 상용화에 대비해 사고 책임 기준과 보상 절차를 체계화하기 위한 태스크포스를 출범하고 가이드라인 마련에 착수한 단계다.
업계에서는 세계 완성차 업체들이 당장 직접 보상 방식을 도입하기보다는 보험사와의 협력 모델이나 조건부 책임 분담 방식을 우선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아직 자동 운전 도시 실증 도입 단계이기 때문에 국내 제조사들에서 전향적인 보상 정책이 나오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