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게임회사에서 종합 정보 기술 회사로 사업체질 바꾼다

 

크래프톤은 최근 인수합병을 크게 늘리며 사업 몸집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핵심 목표는 배틀그라운드 뒤를 이을 새 성장동력을 찾는 것이다. 게임뿐 아니라 광고, 애니메이션, 인공지능, 로보틱스까지 영역을 넓혀 회사 체질을 바꾸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계열사 수는 짧은 기간에 크게 늘었다.
연결 기준 자회사는 2024년 33개에서 2025년 74개로 증가했다. 새로 편입된 회사가 많았고, 특히 게임 외 분야에서 대형 거래가 이어졌다. 인도 게임사, 일본 광고·애니메이션 그룹, 미국 게임 개발사, 국내 게임 관련 기업 등을 잇달아 사들이며 외형 확장에 속도를 냈다.

이 같은 투자는 단순한 규모 확대만을 뜻하지 않는다.
회사는 기존 게임 지식재산을 광고와 애니메이션으로 넓혀 매출 구조를 한쪽에만 기대지 않도록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게임은 새 작품 성과에 따라 실적이 크게 흔들릴 수 있는데, 광고 같은 다른 사업을 더하면 이런 흔들림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수익 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예전에는 사실상 게임 매출 비중이 절대적이었지만, 2025년에는 광고 매출이 새로 자리 잡았다. 광고 부문 매출은 약 3232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9.7% 수준을 차지했다. 이는 크래프톤이 게임 회사에서 종합 정보기술 기업으로 바뀌려는 방향을 보여주는 신호로 읽힌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난 성장만 보고 안심하기는 어렵다.
가장 큰 부담은 영업권 증가다. 영업권은 회사를 인수할 때 장부가치보다 더 얹어 준 금액이다. 쉽게 말해, 미래 성과를 기대하며 추가로 지불한 값이다. 문제는 인수한 회사의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면 이 금액 일부를 손실로 처리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게 되면 순이익이 줄고, 실적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

크래프톤의 영업권 장부금액은 2024년 7319억 원에서 2025년 1조3479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1년 사이 증가폭만 약 84.1%에 달한다. 최근 사들인 여러 회사에서 발생한 영업권이 한꺼번에 반영된 결과다. 이 수치는 당장 현금이 빠져나가는 비용은 아니지만, 앞으로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을 안고 있다.

수익성은 실제로 약해졌다.
2025년 매출은 전년보다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줄었다. 영업이익률도 43.6%에서 31.7%로 낮아졌다. 여기에 영업권 손상차손 같은 영업외 비용이 반영되면서 당기순이익 감소폭은 더 컸다. 부채비율 역시 함께 올라 재무 부담이 전보다 무거워진 모습이다.

특히 일부 자회사는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언노운월즈는 과거 인수 당시 기대를 모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매출이 크게 늘지 못했다. 이 영향으로 상당한 규모의 영업권 손상차손이 반영됐다. 넵튠도 순손실을 기록해, 향후 실적 개선이 늦어질 경우 추가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게임업 특유의 구조도 부담을 키운다.
새 게임을 만드는 동안 개발사는 오랫동안 뚜렷한 매출을 내기 어렵다. 그래서 본사가 대여금이나 유상증자 등으로 자금을 계속 지원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작품 흥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투자금 회수는 늦어지고, 추가 지원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결국 앞으로의 관건은 인수한 회사들을 얼마나 잘 묶어 시너지를 내느냐에 달려 있다.
광고와 애니메이션을 통한 지식재산 확장, 차세대 게임 발굴, 피지컬 인공지능과 로보틱스 성과까지 모두 실제 사업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 외형 확대는 이미 이뤄졌지만, 이제는 그 투자가 이익으로 연결되는지를 보여줘야 할 시점이다.

정리하면, 크래프톤은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 공격적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커진 영업권과 떨어진 수익성이 동시에 부담이 되고 있다.
앞으로는 단순한 인수보다 실제 성과를 만들어 내는 운영 능력이 회사의 다음 평가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