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낳아도 맡길 곳이 없다”…신도시 전역으로 확산되는 ‘0세 입소 경쟁’

최근 신도시를 중심으로 영아를 맡길 어린이집을 찾기 어렵다는 하소연이 커지고 있다.  아이를 낳자마자 입소 신청을 해도 대기번호가 한참 뒤로 밀리는 일이 흔하다. 맞벌이 가정처럼 우선순위가 비교적 높은 경우에도 원하는 곳에 들어가기 쉽지 않다. 그래서 집 근처가 아닌 다른 도시의 어린이집까지 알아보는 부모도 늘고 있다.

이런 현상은 검단, 동탄 같은 젊은 부부가 많이 사는 신도시에서 더 두드러진다. 일부 지역에서는 인기 있는 반에 보내려면 아이가 아주 어릴 때부터 미리 대기를 걸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부모들 사이에서는 이를 두고 ‘0세 입소 경쟁’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문제는 아이를 맡기려는 수요는 다시 늘고 있는데, 정작 어린이집 수는 계속 줄고 있다는 점이다. 전국 어린이집은 해마다 감소하고 있고, 몇 해 전 3만 곳을 넘었던 규모도 이제는 그보다 크게 줄었다. 출생아 수가 오랫동안 줄었던 영향으로 운영을 접는 곳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조금 달라지고 있다. 결혼이 늘고 출산을 장려하는 정책이 이어지면서 출산율이 바닥을 지나 조금씩 회복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아이 수도 다시 늘어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아이는 늘어나는데 시설은 부족하니, 부모들의 불안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 상황은 단순히 입소 경쟁의 불편함으로 끝나지 않는다. 아이를 맡길 곳이 부족하면 부모는 직장 복귀 계획을 세우기 어렵고, 육아 부담은 가정에 더 무겁게 쏠린다. 특히 맞벌이 부부에게는 생계와 돌봄을 함께 책임져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가 된다.

전문가들은 출산을 장려하는 정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본다. 아이를 낳은 뒤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돌봄 환경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뜻이다. 국공립 어린이집을 더 늘리고, 신도시처럼 수요가 빠르게 몰리는 지역에는 보육 시설을 미리 확충하는 등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부모들이 바라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아이를 낳은 뒤 너무 오래 기다리지 않고, 집 가까운 곳에서 믿고 맡길 수 있는 환경이다. 출산율 반등을 이어가려면, 아이를 낳으라는 말보다 낳은 뒤의 돌봄을 책임지는 기반부터 더 촘촘히 갖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