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해서 집에 못 간적도…” 22세 포수 김건희, 키움 안방의 미래가 되다





경기 후에도 구장을 떠나지 못한 젊은 선수

스물두 살의 야구 선수는 경기가 끝나도 집으로 향하지 못했습니다. 구장 안 휴게실에서 밤을 보낸 날들이 많았죠.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분했기 때문입니다.

타석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지 못한 날이면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혼자 남아 ‘왜 오늘은 안 됐을까’를 반복해서 생각했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마음을 추스르다 지쳐 잠들곤 했습니다.

생애 첫 만루 홈런의 순간

최근 홈구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6번 타자로 나선 그는 3회 1아웃 만루 상황에서 상대 투수의 공을 받아쳐 중앙 펜스를 넘기는 대형 홈런을 터트렸습니다. 130미터가 넘는 비거리였죠.

“처음엔 홈런인지 몰랐어요. 그냥 외야 플라이로 1점 정도는 냈다고 생각했는데, 공이 펜스를 넘어가니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 한 방으로 팀은 6대0 완승을 거두며 시즌 첫 4연승을 기록했고, 최하위 탈출에도 성공했습니다.

10경기 무안타의 터널을 지나며

최근 4경기에서 3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이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이달 초 10경기 연속 안타를 치지 못하는 시기를 겪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는 이를 슬럼프라 부르지 않았습니다. “제 나이에 슬럼프라는 말을 하기는 조심스럽습니다. 못하면 그냥 제 실력이 부족한 거라고 생각했어요.”

말은 담담했지만 마음속은 달랐습니다. “분해서 집에 못 갈 때도 있었고, 야구장에서 잔 적도 있습니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았습니다.

선배들의 조언을 받아들이며

그는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같은 팀 선배뿐 아니라 다른 팀 선배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조언을 구했고, 듣는 즉시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 노력했습니다.

코치는 “삼진을 당할 용기로 스윙해라. 수비는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 타격은 보너스다”라고 격려했습니다.

특히 나이 차이가 15살이나 나는 한 선배가 먼저 전화를 걸어 “주장의 부담을 혼자 다 지려 하지 말라”고 위로해줬을 때, 그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번졌습니다.

포수로서의 성장

고등학교 때까지 투수를 겸했던 그는 프로에 와서 본격적으로 포수를 시작했습니다. 뛰어난 야구 재능 덕분에 포수로서의 성장 속도도 빠릅니다.

“투수들에게 ‘마운드에서는 네가 최고라고 생각하고 던지라’고 말합니다. 맞더라도 책임은 제가 지겠다는 뜻이죠.” 어린 나이답지 않은 책임감입니다.

대표팀과 가을 야구를 향한 꿈

9월 아시안게임 대표팀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존재감을 보이는 젊은 포수는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시안게임에 가고 싶은 것은 맞아요. 기대도 있고 욕심도 있습니다. 하지만 들뜰 위치가 아닙니다. 지금은 팀이 이겨야 합니다.”

같은 나이대의 다른 포수들과 비교되는 것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습니다. “같은 포지션이고 경쟁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들을 단순히 경쟁 상대로만 보면 악의적인 것 같아요. 서로 잘해야 한국 야구가 발전합니다.”

진짜 목표는 가을 야구

그는 아직 완성형이 아닙니다. 타격 기복도 있고, 포수로 배워야 할 것도 많습니다. 하지만 성장의 방향은 분명합니다.

잘 풀리지 않을 때 스스로 실망하고 자책할지언정, 변명하거나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만루 홈런을 친 날에도 들뜨지 않았습니다.

스물두 살의 이 포수는 재능과 함께 버티는 힘, 정신력, 책임질 줄 아는 태도를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그의 진짜 목표는 개인 기록도, 대표팀도 아닙니다. 데뷔 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가을 야구입니다.

“올해 가을 야구 꼭 갈 겁니다. 우리 팀이 안 된다는 법은 없습니다. 모두가 가을 야구를 목표로 하고 있고, 팀 전체가 하루하루 헛되이 보내지 않기 때문에 충분히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단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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