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기술기업과 협업 확대, 대형 제약사도 에이엑스 혁신에 총력





세계 제약업계의 변화는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예전에는 연구와 임상시험에 많은 돈을 쓰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인공지능을 회사 운영과 신약 개발의 중심에 놓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이 과정에서 사람을 많이 쓰던 영업·행정 조직은 줄이고, 기술과 계산 자원에 더 큰 비용을 투입하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여러 글로벌 제약사는 대형 기술기업과 손잡고 인공지능 시스템을 빠르게 들여오고 있다. 연구개발, 생산, 영업, 경영 판단까지 인공지능이 돕는 구조를 만들려는 것이다. 단순히 업무를 편하게 만드는 수준이 아니라, 가설을 세우고 실험 방향을 정하고 의사결정을 보조하는 자율형 업무 체계로 바꾸려는 시도도 늘고 있다.

  이와 함께 구조조정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수천 명 단위의 감원이 추진되고, 이렇게 아낀 자금은 다시 신약 후보 확보와 인공지능 기반 연구 환경 확대에 들어간다. 쉽게 말해, 예전에는 많은 인력을 유지하는 데 쓰이던 돈이 이제는 기술 경쟁력을 키우는 데 집중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일부 기업은 유망 바이오 기업을 잇달아 사들이며 연구 자산을 넓히고 있다. 좋은 후보 물질과 기술을 먼저 확보한 뒤, 이를 인공지능 시스템과 연결해 신약 개발 성공 가능성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인수·합병과 디지털 투자가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큰 전략으로 함께 가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반면 국내는 아직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기반 시설 수준은 나쁘지 않지만, 이를 실제 의약품 개발에 연결할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크다. 현장에서도 자동화와 인공지능에 대응할 교육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결국 중요한 것은 기술을 사오는 것만이 아니라, 그 기술을 제대로 다룰 사람과 조직 체계를 함께 갖추는 일이다.

  정리하면, 인공지능 도입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제약회사의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움직임이다. 조직을 더 가볍고 빠르게 만들고, 절감한 자금을 다시 연구개발에 넣어 신약 경쟁력을 높이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앞으로 경쟁력은 누가 더 많은 사람을 보유하느냐보다, 누가 더 빠르게 인공지능을 현장에 연결하고 연구 성과로 이어 가느냐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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