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증권가에서 한 가지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 한국 증시에 휘둘리는 닛케이
한국의 대표적인 주식 지수인 코스피가 오르내릴 때마다 일본의 닛케이225 지수가 거의 똑같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일본 증권가에서는 “우리 회사 실적 같은 중요한 소식은 무시되고, 한국 증시 움직임에 끌려다니기만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 왜 이렇게 묶여 있게 됐을까
지난 4월 초, 파키스탄이 중간에서 미국과 이란의 휴전 합의를 이끌어낸 적이 있습니다. 그때부터 전 세계 투자자들이 인공지능(AI)과 반도체 관련 주식을 대거 사들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일본과 한국 증시 양쪽에 AI·반도체 기업 비중이 비슷하게 크다 보니, 두 지수가 사실상 하나의 묶음처럼 같이 움직이게 된 것입니다.
어느 날 코스피가 상승 폭을 줄이면 닛케이도 당연히 상승세가 느려졌습니다. 한국 증시가 심하게 출렁이면 일본 증시도 그대로 흔들렸습니다. 기업 실적이니, 일본 내부의 매매 이유 같은 고유한 재료는 묻혀버리고 마는 셈입니다.
▎ 지난달 AI株 급락의 충격이 남아있다
지난달 AI 관련 주식이 크게 빠지면서 일본 쪽 헤지펀드들도 큰 손실을 입었습니다. 한 헤지펀드 운용자는 “바닥은 지났다고 보지만, 다시 돈을 적극적으로 넣기는 어렵다. 변동성이 클 때는 위험을 더 질 수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도 비슷한 입장입니다. “도쿄일렉트론이나 무라타제작소처럼 주가가 많이 내려 부담은 줄었다. 하지만 아직 확신이 안 선다”며 “주가가 회사의 실제 실력에 맞게 움직여야 그때 투자 비중을 늘리겠다”라고 했습니다.
▎ 엔화 강세도 발목을 잡는다
미일 협조로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자동차 같은 수출주는 사기 어려워졌고, AI주 쪽도 큰 확신이 없다는 평가입니다. 한 증권사 운용 책임자는 “지금은 일본 증시에서 거래할 만한 매매 포인트가 부족하다”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 9월, 본격적인 매수 재개 기대
이 시기에는 해마다 일본계와 외국계 대형 증권사들이 해외 투자자들을 모아 일본 주식 콘퍼런스를 엽니다. 현장에 온 투자자들이 일본 기업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눈 뒤, 귀국해서 실제 매수에 들어가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올해 콘퍼런스에는 참가 예정 투자자 수가 작년보다 많고, AI 관련 개별 기업 면담 요청도 1년 전의 약 4배로 늘었다고 합니다. 해외 투자자들이 개별 기업 분석에 기반해 사들이기 시작하면 한국 증시와의 불필요한 묶임 현상은 점차 풀릴 것으로 일본 측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증시 변동성이 잦아들고 투자자들이 다시 안정을 찾으면, 연말까지 추가 상승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