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C 정면 공략에 전략 수정, 큐리언트 ‘모카시클립’으로 전사 봉쇄 노하우 공개

큐리언트, 새로운 MYC 공략 전략 공개

큐리언트가 개발 중인 CDK7 저해제 모카시클립이 MYC 단백질을 직접 공격하는 방식을 벗어나, MYC가 생성되는 전사 단계 자체를 차단하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며 주목받고 있습니다.

소아 뇌종양 학회에서 공개된 전임상 성과

최근 국제 소아신경종양학회(ISPNO 2026)에서 진행된 연구에서 모카시클립이 MYC 의존성 수모세포종의 성장을 억제하고 생존 기간을 연장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왜 MYC가 중요한 표적인가

MYC는 암세포의 증식과 생존을 총괄하는 마스터 스위치 역할을 하는 유전자입니다. 1970년대 후반 처음 발견된 이후 40년 넘게 가장 활발히 연구된 종양유전자 중 하나이며, 지금까지 발표된 관련 논문만 수만 편에 달합니다.

MYC는 세포 분열, 단백질 합성, 에너지 대사, DNA 복제, 리보솜 생성 등 암세포 증식에 필요한 수천 개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합니다. 정상 세포에서는 짧게 활성화되지만, 암에서는 MYC 유전자가 과도하게 발현되면서 세포가 끊임없이 자라게 됩니다. 실제로 전체 암의 약 70%에서 MYC 신호 이상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수모세포종, 신경모세포종, 소세포폐암, 삼중음성유방암 같은 난치성 암에서는 MYC 활성도가 환자의 예후를 결정하는 핵심 지표로 평가됩니다.

40년간 풀리지 않은 난제, 직접 표적화의 한계

그러나 MYC는 항암제 개발 역사상 가장 다루기 어려운 표적으로 평가받아 왔습니다. 지난 40여 년간 여러 글로벌 제약사들이 저분자 화합물과 항체 등 다양한 방식으로 MYC를 직접 억제하려 시도했지만, 현재까지 허가된 MYC 직접 표적 치료제는 단 하나도 없습니다.

그 핵심 이유는 MYC 단백질의 구조적 특성에 있습니다. 일반적인 표적항암제는 단백질 표면의 특정 결합 부위에 약물이 결합해 활성을 차단하는 방식인데, MYC는 안정적인 입체구조가 거의 없는 본질적 무질서 단백질입니다. 약물이 결합할 만한 명확한 부위가 존재하지 않아 저분자 화합물로 제어하기 어렵습니다.

항체 치료제도 마찬가지로 한계가 뚜렷합니다. 항체는 세포 표면의 단백질만 인식할 수 있는데, MYC는 세포핵 안에서 작동하는 전사인자이기 때문에 현재 기술로는 항체가 MYC에 직접 도달하기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MYC는 오래전부터 업계에서 약으로 공략하기 어려운 표적의 대표 사례로 불려 왔습니다.

새로운 길, 전사 과정 자체를 차단하다

최근에는 MYC를 직접 공격하기보다 MYC가 만들어지는 과정 자체를 차단하는 간접 접근법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큐리언트의 모카시클립이 바로 이러한 흐름을 대표하는 사례입니다.

CDK7은 RNA 중합효소 II를 활성화해 유전자 전사를 시작시키는 핵심 효소입니다. MYC처럼 끊임없는 전사 활성을 필요로 하는 암세포에서 CDK7을 억제하면 MYC의 전사가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MYC가 조절하는 암 성장 프로그램 전체가 동시에 약화됩니다. 즉, MYC 단백질을 직접 노리는 대신 MYC가 만들어지는 전 단계의 흐름을 끊는 전략입니다.

최근 학회에서 발표된 연구에서도 이러한 기전이 뒷받침됐습니다. 콜로라도대학교 연구팀은 CRISPR-Cas9 기반 분석을 통해 CDK7이 MYC 변이 수모세포종의 핵심 조절 인자임을 확인했고, 모카시클립이 CDK7을 선택적으로 억제해 MYC 의존성 종양의 성장을 효과적으로 줄이는 결과를 보고했습니다. 연구에서는 혈액뇌장벽 통과 능력과 함께 대조군 대비 유의한 생존 기간 연장 효과도 함께 확인되었습니다.

업계 반응과 향후 확장 가능성

업계는 이번 결과의 의미를 단순히 소아 뇌종양 치료 가능성으로만 보지 않고 있습니다. 40년 가까이 직접 공략하지 못했던 MYC를 전사 조절이라는 새로운 관점으로 제어할 가능성을 전임상 단계에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입니다.

MYC 활성은 소아 뇌종양뿐 아니라 다양한 난치성 고형암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향후 모카시클립의 적용 범위가 여러 MYC 의존성 암으로 확장될 가능성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또한 수모세포종을 포함한 여러 소아 뇌종양은 미국에서 희귀소아질환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어, 향후 관련 적응증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게 되면 희귀소아질환 우선심사바우처(PRV) 발급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큐리언트는 현재 결핵 치료제 텔라세벡의 부룰리궤양 적응증을 통해 PRV 확보가 예상되고 있으며, 향후 모카시클립이 소아 뇌종양 개발에 성공할 경우 회사의 두 번째 PRV 확보 기회가 될 수 있을지에도 업계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