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찾아내겠습니다” 머피 상병, 가평전투의 마지막 호주군 실종자

 

한국과 호주 군이 함께 가평전투에서 끝내 돌아오지 못한 윌리엄 케이 머피 상병의 흔적을 찾기 위해 공동 발굴에 들어간다. 이번 작업은 4월 27일부터 5월 22일까지 경기 가평군 북면 목동리 일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현장에는 우리 군 유해발굴 전문 인력과 호주 측 조사 인력이 함께 참여한다. 여기에 당시 가평전투에 나섰던 호주 부대의 후배 장병들도 힘을 보탠다. 머피 상병을 꼭 찾아 전우들 곁으로 보내겠다는 뜻이 담긴 작업이다.

가평전투는 1951년 4월, 서울로 밀고 올라오던 중국군을 막아낸 매우 치열한 전투였다. 영국연방 제27여단에 속한 영국·호주·캐나다·뉴질랜드 병력은 이 전투에서 적의 큰 공세를 멈춰 세웠다. 그 덕분에 국군과 유엔군은 물러날 길을 지키고, 수도권을 방어할 시간을 벌 수 있었다.

호주군은 이 전투에서 많은 희생을 치렀다. 전사자와 포로가 발생했지만, 이후 수색을 통해 대부분의 전사자는 수습됐고 포로들도 돌아왔다. 그러나 머피 상병만은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아 지금까지 가평전투의 마지막 호주군 실종자로 남아 있다.

현재 한국전쟁에서 아직 찾지 못한 호주군 전사자는 모두 42명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북한 지역이나 비무장지대에 남아 있어 당장 수습이 쉽지 않다. 그래서 머피 상병은 한국 쪽 지역에서 찾을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호주군 실종자로 여겨진다.

그의 삶은 더 안타깝다. 머피 상병은 한국전쟁 이전, 제이차 세계대전 때도 영국군으로 복무했다. 1942년 싱가포르가 함락된 뒤 일본군 포로가 되었고, 전쟁이 끝날 때까지 오랜 수용소 생활을 견뎌야 했다. 그런 그가 다시 전쟁에 나섰다가 결국 돌아오지 못한 것이다.

이번 발굴은 단순한 추정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사전 조사에서 지역 주민의 중요한 증언과 당시 전투 기록이 서로 들어맞는 내용이 확인되면서, 관계자들은 발굴 성공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높게 보고 있다.

이미 먼저 수습된 호주군 전사자들은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잠들어 있다. 이번에 머피 상병의 유해까지 찾게 된다면, 오랜 세월 헤어져 있던 전우들 곁에서 함께 영면하게 된다.

호주 측은 마지막 한 사람까지 찾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나라의 부름에 응답해 싸운 이들을 끝까지 책임지는 것이 당연한 예우라는 것이다. 한국과 호주가 함께하는 이번 발굴은, 전쟁이 끝난 뒤에도 아직 끝나지 않은 약속을 지키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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