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주먹구구식 AI 통제 청산하고 자율규제 박차…뒤늦게 추격하는 중국에 추월 당할 위기

트럼프 행정부, 자국 AI 산업 살리려 독립 감독 기구 설립 검토에 착수

최근 미국 정부가 인공지능 모델의 안전성을 전담할 독립 규제 기관을 만드는 안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배경에는 전 세계 기업들이 비용을 아끼기 위해 값싸고 성능 좋은 중국산 AI 모델로 빠르게 눈을 돌리고 있다는 현실이 깔려 있다. 미국 정부 규정 때문에 업계의 불만과 혼란이 커진 데 대한 해법으로 이 같은 움직임이 나온 것이다.

18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독립 AI 감독 기구 설립을 타진하고 있다. 이 기관은 증권거래위원회 아래서 증권사를 관리하는 자율 규제 기구 핀라(FINRA)처럼 운영되는 형태가 가장 유력하다. 정부는 직접 움직이지 않고 민간 전문가들이 자율적으로 감시하되, 정부 기관이 이를 감독하는 방식이다. 현재 백악관 비서실장 와일스가 방안을 직접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달 앤트로픽은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 때문에 ‘페이블 5’와 ‘미토스 5’ 모델을 잠시 중단했고, 오픈AI도 최신 모델 ‘솔’을 내놓는 과정에서 정부 규제와 마찰을 빚었다. 업계에서는 명확한 기준 없이 규정이 자꾸 바뀌니 통일된 감독 체계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계속 커져 왔다.

구글 딥마인드의 허사비스 CEO가 제시한 정책안과도 방향을 같이 한다. 그는 연방정부 산하에 독립적인 기술 전문가 위원회를 두어 AI 모델을 심사하라고 제안한 바 있다.

더 큰 맥락은 미국과 중국의 AI 패권 다툼이다. 전직 백악관 AI 책임자 색스 대통령은 최근 “미국이 스스로 발목 잡고 있다”며 중국 AI 모델에 강한 우려를 드러냈다.

실제로 텐센트의 Hy3, 샤오미의 미모 V2.5, 딥시크의 V4 플래시, 미니맥스의 M3, 즈푸의 GLM 5.2 등 중국 모델이 이달 13일 기준 주요 마켓플레이스에서 토큰 사용량 상위 5위를 싹쓸이했다.

여기에 더해 중국 AI 스타트업 문샷이 2조 8000억 개 매개변수를 단 세계 최대 규모 오픈웨이트 모델 ‘키미 K3’를 공개하며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자체 평가에서 키미 K3는 코딩과 AI 에이전트 시험에서 앤트로픽의 ‘클로드 오퍼스 4.8’과 오픈AI의 ‘GPT 5.5’보다 나은 성적을 냈다는 설명이다.

기업들이 이미 비용 때문에 중국 모델로 이동하는 추세인데 성능마저 미국 최고 수준에 근접하자 중국 AI 확산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성능 최고면 결국 시장을 지배한다’는 믿음으로 쏟아붓던 막대한 투자 전략과 컴퓨팅 시설 확충 계획이 근본적으로 재검토되는 흐름이 일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