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판단 상향했지만…“미 관세·중동 리스크 재부상”

경제 진단을 한 단계 높인 한국개발연구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이 이달자 경제 동향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경제가 반도체 부문의 수출 활황과 내구재 소비 반등을 동시에 맞으며 회복 흐름을 넓혀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미국 측의 관세 압박과 중동 지역의 지정학 리스크가 다시 떠오르면서 외부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진단도 함께 내놓았습니다.

생산·소비·투자 모두 개선 흐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산업생산은 전년 같은 달보다 4.2% 증가하며 직전 달의 1.9%보다 성장 폭이 확대됐습니다. 광공업 분야도 직전 달의 감소에서 반등해 5.8% 상승으로 전환됐고, 자동차를 비롯한 여러 업종에서 생산 증가가 두드러졌습니다. 반도체 생산 증가율 자체는 1.5%에서 2.2%로 소폭 상승에 그쳤지만 자동차 생산은 직전 달 감소에서 12.6% 증가로 크게 돌아섰습니다.

서비스업 분야도 금융·보험 부문을 중심으로 5.3% 성장했습니다. 소비 쪽에서는 내구재 반등이 특히 뚜렷했는데, 지난달 소매판매액은 전년 동월 대비 4.2% 늘어나 직전 달의 1.5%보다 증가세가 강해졌습니다. 승용차 판매는 -10.7%에서 12.2%로, 가전제품 판매는 1.5%에서 13.1%로 전환되는 등 내수 흐름이 살아난 모습이었습니다. 승용차 쪽에는 개별소비세 인하 만료 전 수요 선반영 효과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설비투자도 확대됐습니다. 지난달 설비투자는 전년 같은 달 대비 21.7% 증가하며 직전 달의 9.7% 대비 두 배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반도체관련 시설투자가 중심을 이뤘습니다. 수출 쪽에서도 반도체가 크게 기여하면서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62.8% 증가했고, 통신기기 분야 일평균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178.2% 급증했습니다.

부담 요인도 여전히 남아

한 발 양보 없이 나쁜 소식도 분명합니다. 미국 측 관세 압박과 중동 정세 불안이 겹치면서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폭을 유지하고 있고 인력 시장도 늘어가는 속도가 느려 회복세에 균열이 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실제로 지난달 미국 측 관세 조치는 반년 만에 다시 리스크 목록에 이름을 올렸고, 중동 정세 불안은 지난달 평가에서 빠졌다가 이번에 다시 위험 요소로 등장했습니다.

인력 시장에서는 지난달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6만 3000명 증가에 그쳐 직전 달 감소에서 반등은 했지만 1분기 평균 증가 폭인 18만 3000명에는 크게 못 미쳤습니다. 제조업과 건설업분야 취업자 수는 오히려 줄었습니다. 물가 쪽은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직전 달 3.2%에서 2.8%로 낮아졌지만, 식료품과 에너지를 뺀 근원물가 상승률은 오히려 2.5%에서 2.6%로 소폭 더 높아졌습니다.

건설투자는 주거용 건축 부진을 중심으로 지난달 건설기성이 전년 동월 대비 4.0% 감소했지만, 공장·창고 등 비주거용 건축은 22.9% 늘며 차별화된 흐름을 보였습니다.다만 주택 인허가와 착공은 낮은 수준에 머물러 건설투자 회복 속도는 더딜 것으로 전망했습니다.세계 경제 전반의 성장 둔화와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고유가·금리 인상 가능성도 경계 대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