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사내에서도 GPU 확보 경쟁 치열해지자…젠슨 황, 직접 중재에 나서다

엔비디아 내부에서도 GPU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계적인 AI 열풍으로 데이터센터용 칩 주문이 폭주하는 가운데, 정작 엔비디아의 미래 핵심 사업인 자율주행 사업부조차 컴퓨팅 자원을 배정받기 위해 젠슨 황 CEO의 중재를 거쳐야 하는 실정으로 알려졌다.

신조 우 엔비디아 차량용 반도체 부문 부사장은 최근 ‘디코더(Decoder)’ 팟캐스트에 출연해 “전 세계 모든 GPU가 예약돼 있어, 우리는 내부적으로도 컴퓨팅 자원 확보를 위한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라고 밝혔다.

우 부사장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자율주행 모델 학습과 시뮬레이션을 위한 인프라 자원을 두고 매주 부서 간의 조율을 이어가고 있다. 갈등이 심해지면 젠슨 황 CEO가 직접 나서서 자원을 배정하고 조율을 맡는다. 그는 “내부적인 우선순위가 존재하며, 당장 거대한 매출을 일으키는 데이터센터 사업과 미래를 만드는 자율주행 사업 사이에서 젠슨 황 CEO가 균형을 잡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현재 GPU 판매로 천문학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황 CEO는 자율주행을 ‘0조 달러 규모의 비즈니스(Zero-trillion dollar business)’, 즉 당장은 매출이 적더라도 미래에 조 단위 가치를 창출할 핵심 전략 분야로 보고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한정된 위탁생산 용량과 가파르게 치솟는 글로벌 수요 탓에 내부 자원 배분마저 한계에 부딪혔다는 설명이다.

엔비디아 차량용 사업부가 이토록 대규모 컴퓨팅 자원에 목마른 이유는 자동차의 패러다임이 ‘AI 정의 차량(AI-Defined Vehicle)’과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으로 급격히 전환되면서 학습해야 할 데이터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과거의 전통적인 자동차는 브레이크, 창문 제어 등 각각의 사소한 기능을 독립적으로 제어하기 위해 수십~수백개의 소형 전자제어장치(ECU)를 차량 곳곳에 분산 배치했다.

이 분산형 방식은 특정 기능에만 맞춤형 하드웨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저렴하고 안정적이었으나, 차량이 고도화될수록 수킬로미터에 달하는 전선이 복잡하게 얽히고 차량 무게를 증가시키는 문제를 낳았다.

이에 따라 미래 자율주행 및 전기차 시대로 접어들면서, 수많은 소형 ECU를 없애고 이를 하나의 강력한 ‘중앙 집중형 아키텍처’로 대체하는 흐름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는 설명이다.

중앙 집중형 아키텍처는 스마트폰이나 PC처럼 고성능 메인 컴퓨터 한두 개가 차량 전체의 인포테인먼트, 센서 데이터 처리, 주행 제어를 통합 관리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등 수많은 센서에서 들어오는 대용량 데이터를 지연 없이 실시간으로 융합해 더 안전한 자율주행 판단을 내릴 수 있으며, 유연한 OTA 업데이트와 차량 구조 단순화가 가능해진다. 이러한 중앙 집중형 아키텍처로의 전환은 엔비디아에 큰 기회다. 우 부사장은 메르세데스-벤츠를 비롯해 레벨 4 수준의 양산형 완성차 제조사(OEM) 중 80%가 이미 엔비디아의 하이페리온(Hyperion) 자율주행 생태계에 참여해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엔비디아는 당장 막대한 수익을 내는 타 부서와의 내부 경쟁 속에서도, 자율주행 차량용 칩과 소프트웨어 고도화에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지속해서 투입하며 장기적인 관점의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우 부사장은 “우리는 물론 젠슨 황 CEO도 자율주행차의 미래를 굳게 믿는다”라며 “단순히 외부 컴퓨팅 자원 할당의 문제를 넘어 파운드리 생산 용량 확보 등을 통해서도 이 기술과 미래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