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과 은 가격이 다시 오르는 흐름
지난 3월 크게 밀렸던 금과 은 가격이 최근 다시 살아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휴전 소식이 나오면서 물가가 갑자기 많이 오를 수 있다는 걱정이 다소 줄어든 점을 주요 이유로 보고 있다.
그동안은 물가 상승 우려 때문에 달러 가치와 금리가 함께 오를 수 있다는 불안이 컸다. 이 영향으로 금과 은의 매력이 약해졌지만, 최근에는 이런 긴장감이 조금 누그러지면서 값이 낮아졌을 때 사두려는 자금이 들어온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상품거래소 자료를 보면, 6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지난달 26일 트로이온스당 4392.3달러까지 내려간 뒤, 지난달 30일에는 4646.4달러로 올라 약 5.8% 반등했다. 은 선물 가격도 같은 기간 74.3달러까지 오르며 약 9.7% 상승해 금보다 반등 폭이 더 컸다.
원래 금과 은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연달아 높은 가격을 새로 쓰며 강한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이후 조정을 받았고, 미국과 이란의 충돌 여파까지 겹치면서 가격이 크게 흔들렸다. 특히 국제 유가와 전반적인 물가가 오르면 시장금리도 뛸 수 있다는 걱정이 커졌는데, 이때는 이자를 주지 않는 자산이라는 점이 더 크게 부각되며 가격을 눌렀다.
하지만 지난달 초 두 나라가 휴전에 합의한 뒤에는 중동 지역의 불안이 조금 잦아들었다. 관계가 더 나빠지지 않을 수 있다는 기대가 생기면서, 일부 투자자들이 다시 금과 은을 사들이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
금값을 떠받치는 또 다른 힘은 중앙은행의 꾸준한 매수다.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앙은행 등 공공부문의 금 순매입 규모는 244톤으로, 지난해 말 208톤보다 36톤 늘었다. 큰 기관들이 금을 계속 사들이고 있다는 점은 가격 하락을 어느 정도 막아주는 요소로 여겨진다.
달러 강세가 조금 약해진 점도 투자심리에 도움이 됐다. 주요 6개국 통화와 비교한 달러인덱스는 3월 13일 100.36까지 올랐지만, 지난달 30일에는 98.04로 내려왔다. 보통 달러가 너무 강하면 금과 은의 상대적인 매력이 줄어드는데, 최근에는 이런 부담이 다소 줄어든 셈이다.
앞으로의 흐름은 국제 유가와 물가가 얼마나 안정되는지, 그리고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어떤 방향으로 이어지는지에 따라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아직 중동의 긴장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어서 가격이 다시 조정받을 가능성도 함께 살펴야 한다.
증권가에서는 앞으로 3개월 동안 금값이 트로이온스당 4300달러에서 5200달러 사이에서 움직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당분간은 가파르게 오르기보다, 높은 가격대에서 천천히 오르거나 오르내림을 반복하는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