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요즘 소득이 높은 중산층과 고소득층도 생활필수품 소비를 줄이는 흐름이 뚜렷하다. 중동 전쟁의 영향으로 물가가 오르자, 이들은 아낀 돈을 여행이나 투자에 쓰기 위해 생필품은 더 저렴한 곳에서 사기 시작했다. 그래서 ‘미국형 다이소’로 불리는 달러트리나 중저가 상품이 많은 월마트 같은 할인 매장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연 소득 15만달러 이상 가구는 올해 1분기 식료품점 지출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시장 조사 결과를 보면, 할인 매장을 이용한 고소득 소비자 비중은 2021년 19.8%에서 2025년 27.5%로 높아졌다. 특히 달러트리에는 소득 수준이 높은 새 고객이 많이 들어오고 있는데, 한 조사에서는 신규 고객의 약 60%가 연 소득 10만달러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소비 습관이 달라진 가장 큰 이유로는 지난 5년 동안 약 25% 오른 물가가 꼽힌다. 휘발유, 커피, 소고기처럼 자주 사는 품목의 가격이 최근 1년 사이 크게 뛰면서, 예전보다 여유가 있는 가정도 장보기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결국 소득이 높아도 꼭 필요한 물건은 값이 싼 곳에서 사고, 남은 돈은 더 중요한 곳에 쓰려는 실속형 소비가 미국 전반으로 퍼지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