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금융이 고려아연 지분 거래에 자금을 대면서, 일반적인 수준보다 훨씬 높은 담보 유지 비율 300%을 적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거래는 새로 만든 특수목적법인 피23파트너스가 진행했다. 이 법인은 베인캐피털이 보유하던 고려아연 지분 2.01%를 사들이기 위해 메리츠금융에서 5400억 원이 넘는 돈을 빌렸다.
이 구조로 최윤범 회장 측은 기존의 높은 이자 부담을 낮추는 효과를 봤다. 하지만 그 대신 조건은 까다로워졌다. 담보 기준을 맞추기 위해 최 회장 일가와 친인척 등 여러 사람의 지분이 함께 담보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겉으로 보면 지분 매입 자금 조달이지만, 실제로는 금융 비용도 적지 않다. 지분 매입 금액보다 실제 차입 규모가 더 컸고, 담보로 잡힌 채무 규모도 더 높았다. 시장에서는 그 차이만큼 선지급 수수료와 각종 비용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메리츠금융 입장에서는 여러 면에서 유리한 거래라는 평가가 나온다. 의결권은 최 회장 측에 맡기면서도 직접적인 경영권 분쟁 부담은 줄였고, 주가가 크게 떨어져도 원금을 지킬 수 있을 만큼 강한 담보 장치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자 수익과 수수료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
투자은행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가 메리츠 특유의 보수적인 자금 운용 방식을 다시 보여준 사례라고 본다. 급하게 자금이 필요한 쪽에는 돈을 대주되, 대신 매우 엄격한 조건을 붙였다는 것이다. 앞으로 주가가 계약 기준 아래로 내려가면 추가 담보 요구나 지분 처분 위험이 생길 수 있어, 경영권 방어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