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이 우리투자증권에 1조 원을 새로 넣기로 하면서, 회사를 더 큰 증권사로 키우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이번 자금 투입이 끝나면 우리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2조 2000억 원 수준으로 커진다. 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되려면 자기자본이 3조 원 이상이어야 하므로, 아직 기준에는 못 미치지만 한 걸음 더 가까워진 셈이다.
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되면 할 수 있는 일이 크게 늘어난다. 일반 증권사는 기업에 빌려줄 수 있는 돈의 한도가 자기자본의 100퍼센트까지지만, 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200퍼센트까지 가능하다. 그래서 기업금융, 자금 주선, 인수합병 관련 업무 등에서 더 넓게 움직일 수 있다. 우리금융은 이런 점을 바탕으로 은행에 치우친 수익 구조를 바꾸고, 증권 부문 경쟁력도 키우려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투자증권은 우리금융이 과거 계열 증권사를 정리한 뒤 다시 증권업을 키우기 위해 새로 키우는 회사다. 우리금융은 기존 회사를 합치고 지분도 모두 확보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회사는 출범 당시 2030년까지 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도약하고, 수익성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다만 지금은 그룹 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작다. 우리투자증권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전보다 크게 늘었지만, 우리금융지주 전체 순이익과 비교하면 비중은 높지 않다. 다른 주요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은 이미 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위를 갖췄거나 훨씬 큰 자본을 갖고 있어, 우리투자증권과의 규모 차이가 분명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회사가 스스로 이익을 쌓아 몸집을 키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증권업계에서는 중소형 증권사가 시장에서 빠르게 커지기 쉽지 않다고 본다. 개인 투자자 대상 시장은 이미 대형 증권사와 기존 강자들이 넓게 차지하고 있어서, 후발 주자가 점유율을 단기간에 높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자본을 크게 늘리려면 그룹 차원의 강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온다. 이번 대규모 자금 투입도 그런 흐름으로 읽힌다.
문제는 인가 기준이 예전보다 까다로워졌다는 점이다. 이제는 자기자본 3조 원 이상을 맞추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두 회계연도 연속으로 기준을 충족해야 하고, 내부통제 체계와 이해상충 방지 장치, 전문 인력과 설비는 물론 사업계획의 타당성, 제재 이력 같은 부분도 함께 살핀다. 숫자만 맞춘다고 바로 통과하기 어려운 구조가 된 것이다.
이 기준 강화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한쪽에서는 심사 항목이 많아지면 실제 인가까지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본다. 반대로 다른 쪽에서는 투자자 보호와 위험 관리 측면에서 꼼꼼한 심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기업 대상 신용공여는 개인에게 판매하는 금융상품보다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점에서, 기본 조건을 갖추면 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인가 자체는 비교적 수월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우리금융은 앞으로 기업금융, 매매, 자산관리를 두루 갖춘 사업 구조를 만들고, 이를 뒷받침할 인력과 정보기술 기반, 위험 관리 체계도 함께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결국 우리투자증권이 진짜로 한 단계 올라서려면 추가 자본 확충과 함께 사업 역량 강화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이번 증자는 그 출발점이라는 의미가 크지만, 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진입까지는 아직 더 넘어야 할 단계가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