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해보험 매각 작업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여러 차례 거래가 이어지지 못했던 만큼, 이번에는 희망 가격을 낮추고 실제 성사 가능성을 높이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매각을 맡은 곳은 최근 인수 후보들에게 회사 소개 자료를 전달하며 본격적으로 관심을 확인하고 있다. 최대 주주인 제이케이엘파트너스는 보유 지분을 바탕으로 협상에 나설 예정이며, 예전처럼 높은 값만 고집하기보다 시장 상황에 맞춰 폭넓게 논의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거래 가격이 예전 기대치보다 낮은 1조 원대 초중반 수준에서 거론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시장에서 롯데손해보험이 주목받는 이유는 손해보험업에 바로 들어갈 수 있는 드문 매물이기 때문이다. 새로 시장에 들어온 일부 손해보험사들은 큰돈을 투입했지만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 또 다른 매물들은 인수 후 곧바로 영업하기 어려워 정비 과정이 먼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이런 점을 보면 롯데손해보험은 즉시 사업을 이어갈 수 있는 현실적인 선택지로 평가된다.
실적만 놓고 보면 최근 수익성은 다소 약해졌다. 보험 부문 이익은 전년보다 크게 줄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회사의 기본 체력이 약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보험영업수익은 오히려 늘었고, 장기 보장성 보험을 중심으로 한 수익 기반도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장사를 통해 들어오는 돈의 흐름 자체는 계속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익이 줄어든 데에는 회계 기준 변화의 영향이 컸다. 새 회계 제도가 자리 잡는 과정에서 미래 보험금, 해지율, 사업비율 같은 여러 가정을 더 보수적으로 반영하게 됐고, 그 결과 장부상 비용이 크게 늘었다. 실제 보험영업비용도 빠르게 불어나면서 숫자상 이익이 줄어든 모습이 나타났다. 즉, 당장 사업 경쟁력이 갑자기 꺾였다기보다 회계 처리 방식 변화가 실적에 크게 반영된 측면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보험사의 미래 수익성을 볼 때 중요한 지표로 여겨지는 보험계약마진도 늘었다. 여러 보수적인 가정을 적용하는 가운데서도 해당 지표가 증가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롯데손해보험이 앞으로 벌어들일 수익의 기반이 아직 흔들리지 않았다는 신호로 본다.
시장 환경도 손해보험사에 나쁘지 않다. 고령화가 이어지면서 보험 수요는 꾸준히 늘 가능성이 크고, 같은 보험업 안에서도 손해보험사는 생명보험사보다 수익성과 성장성이 더 높게 평가받는 편이다. 최근 몇 년 평균 자기자본이익률만 봐도 손해보험사가 더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런 흐름은 인수 후보들에게 손해보험업 진출의 매력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한편 회사는 자본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계획도 당국에 제출했다. 여기에는 비용 절감, 부실 자산 정리, 인력과 조직 운영 효율화 같은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당국은 조만간 이 계획을 검토해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만약 개선안이 순조롭게 받아들여진다면 매각 작업에도 한층 힘이 실릴 수 있다.
종합하면, 롯데손해보험은 최근 실적 숫자만 보면 부담이 있어 보이지만, 사업 기반과 미래 수익성 지표, 그리고 시장 희소성까지 함께 보면 여전히 매력적인 매물로 볼 여지가 있다. 결국 이번 거래의 핵심은 가격 눈높이를 얼마나 현실적으로 맞추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