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전쟁을 멈추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쪽에서는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히며, 고농축 우라늄 처리 문제도 함께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란의 핵 활동 중단, 호르무즈해협 운항 재개 같은 내용을 담은 문서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다만 기대만으로 상황을 낙관해서는 안 된다. 양해 수준의 문서는 정식 협정에 비해 힘이 약해, 이후 협상이 틀어지면 충돌이 다시 커질 수 있다. 특히 바닷길인 호르무즈해협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관리할지에 대해 미국과 이란의 생각 차이가 여전히 크다. 배가 자유롭게 오가야 한다는 입장과, 통제 권한을 가져야 한다는 입장이 맞서고 있어 쉽게 정리되지 않을 수 있다.
우리나라가 더 주의해야 할 부분도 있다. 미국이 전쟁 과정에서 동맹국들의 대응을 문제 삼아 외교, 안보, 통상 분야에서 새 부담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은 다른 나라들을 상대로 병력, 관세, 무역 문제를 압박 카드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이런 흐름을 보면 우리도 예외라고 보기 어렵다.
그래서 정부는 미국과 이란의 합의가 실제로 이루어지든, 아니든 여러 상황을 미리 가정해 준비해야 한다. 경제 쪽에서는 미국과의 투자, 통상 협의를 더 촘촘히 챙기고, 우리 기업과 산업에 불리한 조치가 나오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안보 쪽에서도 한미 사이에 불필요한 엇박자가 나지 않게 관리하면서, 실제 상황에 대비한 협력 태세를 더 단단히 할 필요가 있다.
결국 지금 필요한 것은 성급한 기대가 아니라 차분한 판단과 빈틈없는 대비다. 국제 정세가 빠르게 흔들리는 만큼, 우리에게 불리한 청구서가 뒤늦게 날아오지 않도록 정부가 먼저 움직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