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정세가 흔들리자 그동안 여러 현안으로 맞서던 여당과 야당, 정부가 국회에 함께 모여 대응책을 살폈다. 이번 회의에서는 해외에 있는 우리 국민의 안전, 에너지 수급,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 등을 두루 점검했다.
민주당 쪽은 기름값·환율·금리가 함께 오르는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우리 경제가 아직은 버텨내고 있다고 봤다. 국제통화기금이 한국의 성장 전망을 크게 낮추지 않았고, 시민들도 에너지 절약에 힘을 보태고 있다는 점을 들며 정부 대응을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대로 국민의힘은 지금 상황을 단순한 경기 둔화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성장은 약한데 물가는 높은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며, 정부가 위기의 성격을 너무 가볍게 보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특히 돈을 직접 풀어 소비를 살리려는 추가경정예산 방식에만 기대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비판했고, 유가 대책과 차량 운행 제한 제도도 다시 살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정부 부처들은 중동 지역에 머무는 교민 대피 상황과 에너지 확보 방안을 보고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중동 이외 지역에서 들여오는 원유에 대한 지원을 넓히고, 기존 항로가 막힐 경우를 대비해 다른 항구와 운송 경로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산 원유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앞으로 매주 월요일 정기적으로 만나 법안과 예산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큰 위기 앞에서는 함께 움직였지만, 경제를 어떻게 진단하고 어떤 처방을 내릴지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서로 다른 해석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